"사소한 실수, 다신 나와선 안된다."
한국이 월드컵 모의고사서 아이슬란드에 석패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FIFA 랭킹 14위)은 6일 오후 용인시민체육공원주경기장서 열린 아이슬란드(22위)와 A매치 친선전서 2-3으로 졌다. 한국은 오는 9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으로 장소를 옮겨 아이슬란드를 한 차례 더 상대한다. 이날 경기장엔 1만 5839명이 들어차 국내 여자 A매치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4년여 만의 국내 여자 A매치서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한국은 오는 6월 프랑스서 열리는 여자 월드컵서 프랑스(4위), 노르웨이(12위), 나이지리아(38위)와 A조에 속해 2회 연속 16강행 도전을 앞두고 있다.

윤덕여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서 “굉장히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셔서 승리와 기쁨을 안겨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팬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 이번 패배를 간과하지 않고 깊이 뼈저리게 느끼고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빨리 회복해서 춘천서 열리는 2차전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3실점을 야기한 수비 불안에 대해서는 “실점 장면은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 월드컵은 아이슬란드보다 강팀들을 만난다. 사소한 실수를 했는데 더 많은 훈련을 통해 집중력을 높이겠다. 이런 실점은 전체적인 팀 분위기와 직결된다. 앞으로 다신 나와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반전에 센터백, 후반전에 본업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돌아온 캡틴 조소현에 대해서는 “조소현은 좋은 능력이 있다. 피지컬적으로도 아이슬란드 선수들과 부딪혀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그런 선수를 수비에 써야 하는 상황이라 아쉬움이 많다. 전체적으로 수비 안정화를 꾀해야 하는데 조소현만큼 경험이나 운영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없어 아쉽다. 전반 2실점한 뒤 후반전에 뛰었던 자리가 경기력적인 측면서 조소현의 가장 좋은 위치”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골키퍼 김정미의 캐칭 미스로 결승골을 헌납했다. 윤 감독은 “골키퍼와 수비가 가장 큰 고민이다. 골키퍼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판단력이다. 볼을 쳐내고 잡는 것과 전체적으로 수비라인을 많이 올려서 경기하기 때문에 빌드업도 중요하다. 경기를 잘 읽고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김정미는 경험이 많지만 대체자가 없는 게 고민거리다. 강가애 정보람이 있지만 경험이 더 필요하다. 2차전에 다른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자신감을 갖고 월드컵을 준비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감독은 이어 "전체적인 선수들의 완성도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잘하는 점보다는 부족한 점이 이번 경기서도 많이 보였다. 최종적으로 잘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차전은 큰 변화를 주긴 어려울 것이다. 베스트 멤버 중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들을 선발 라인업서 뺄 생각이다. 남은 선수들도 경기 상황에 따라 변화를 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수비 안정화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수비가 안정화되지 않았다. WK리그가 곧 개막하는데 몇몇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할 것이다. 새 선수들이 합류하면 수비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금민과 여민지 등 공격진에선 장밋빛 미래를 엿봤다. 윤 감독은 "이금민의 후반전 능력, 팀에서의 역할이 굉장히 만족스럽다. 유럽의 큰 선수들과도 잘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줘 기대감이 크다. 오늘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며 "여민지도 부상에서 회복되지 못해 많이 안타까웠는데 스트라이커로서 제 역할을 해줬다. 부상 없이 역량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2015년 부상으로 대표팀서 낙마한 경험이 있어 본인도 월드컵에 대한 간절함이 있다. 긍정적인 모습이 개인적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흐뭇해했다./dolyng@osen.co.kr
[사진] 용인=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