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 출생한 선수들, '밀레니엄 둥이'가 부산 사직구장을 지배한 날이었다.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양 팀의 선발 라인업은 생경했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과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대거 제외됐다.
특히 한화는 유장혁, 노시환, 변우혁 등 2000년 출생자 신인들이 모두 선발 라인업에 들었다. 여기에 ‘빠른’2000년생으로 2년 차를 맞이한 정은원까지 포함하면 한화의 라인업에는 2000년 출생자가 무려 4명이 포진하게 됐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경기 전, “지금 주전 선수들이 몸도 안 좋고 컨디션이 안 좋다. 차라리 지금 힘이 남아 있고 몸 상태가 정상인 선수들이 나가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이들은 200%를 쓸 수 있을 것이다”면서 “강하게 맞붙어 볼 것이다”며 이날 선발 라인업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화의 2000년생 총출동은 어느 정도 성공이 됐다. 5회초 선두타자였던 변우혁은 데뷔 첫 홈런포를 쏘아 올리기도 했고, 정은원은 이날 3안타 1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활약했다. 아울러 노시환은 5회초 5-6에서 동점 적시타와 7회초 6-6에서 역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그 사이 롯데에서는 두 번째 투수로 역시 2000년생 올해 1차 지명 서준원이 마운드에 올라와 1이닝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2000년생들의 맞대결은 7회초 서준원과 정은원이 펼쳤는데 정은원이 2루타를 때려내며 승리를 거뒀다. 서준원의 책임주자인 정은원을 불러들인 선수는 경남고 동기였던 바로 노시환이었다.
여기에 노시환은 6회말 포수 최재훈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포수 마스크까지 쓰면서 이날 경기 3루와 1루, 포수까지 3개의 포지션을 소화하게 했다. 하지만 전문 포수가 아닌 노시환이 경기를 온전히 책임지기엔 무리였고 폭투와 도루 등을 허용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2000년생들이 대거 출전한 이날 경기, 롯데가 한화에 9-7로 승리를 거뒀다. 한화의 2000년생들이 패기로 활약을 펼쳤지만 롯데의 화력, 그리고 포수 이탈의 부재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