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간처럼 조용했다. 침묵만이 흐르는 라커룸, 8연패에 빠진 신시내티 레즈의 충격적인 분위기를 고스란히 나타냈다.
신시내티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벌어진 2019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원정경기에 5-7로 역전패했다. 데릭 디트리치가 홈런 두 방을 터뜨리며 분전했지만 피츠버그 타선의 화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이로써 신시내티는 5~8일 피츠버그 원정 4연전을 모두 내줬다. 지난달 29일 시즌 개막전이었던 피츠버그전에서 5-3으로 승리한 뒤 8경기를 내리 졌다. 1일 피츠버그전을 시작으로 2~4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3연전도 싹쓸이 패했다. 피츠버그 4연전마저 모두 패한 신시내티의 분위기는 초상집이었다.

경기 후 신시내티 원정 라커룸도 침묵만이 흘렀다. 4회 벤치 클리어링 때 퇴장 당한 야시엘 푸이그만이 전화 통화를 하며 지나가던 동료 선수들과 몇 마디 나눌 뿐이었다. 조이 보토, 맷 켐프 등 대부분 선수들이 입을 닫은 채 조용히 샤워를 하고 짐을 정리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신시내티의 부진은 심각하다. 9경기에서 팀 타율 1할7푼으로 리그에서 가장 낮다. 팀 OPS 역시 .534로 최하위. 4일 밀워키전부터 6일 피츠버그전까지 3경기 연속 완봉패로 1989년 이후 30년 만에 팀 불명예 기록도 세웠다.

신시내티는 팀 평균자책점 3.68(13위)로 마운드는 평균 이상이지만, 이처럼 타선 부진이 너무 심각하다. 팀에 3할 타자가 없다. 간판 조이 보토도 2할2푼6리에 그치고 있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야시엘 푸이그는 타율 1할3푼3리 OPS .354, 맷 켐프는 타율 9푼1리 OPS .182로 심각한 상황이다.
신시내티는 올 시즌을 앞두고 과감한 트레이드로 전력 보강에 나섰다. LA 다저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푸이그, 켐프, 카일 파머 그리고 투수 알렉스 우드를 영입했다. 최근 하락세이긴 했지만 10승 경험이 있는 소니 그레이, 태너 로어크도 각각 뉴욕 양키스,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데려와 선발진을 보강했다.
6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즉시 전력을 모았지만 지금까지 활약이 미미하다. 푸이그와 켐프뿐만 아니라 그레이와 로어크도 기복 있는 투구를 보이고 있다. 우드는 등 부상으로 개점 휴업 중이다. 데이비드 벨 신임 감독 체제에서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개막전 승리 후 8연패로 시작부터 처졌다.
하지만 타선에는 사이클이 있기 마련, 벨 감독도 벌써부터 포기할 생각은 없다. 경기 후 벨 감독은 “8연패를 했지만 그에 대한 압박감은 없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우리 선수들은 더 나아질 수 있다”며 반등을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신시내티 제시 윈커(위)-야시엘 푸이그(중간)-데이비드 벨 감독(아래). /피츠버그(미국 펜실베이니아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