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시즌 2승’ 고진영, LPGA 생애 첫 메이저 연못에 ‘풍덩’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9.04.08 10: 07

 고진영(24, 하이트진로)이 ‘포피의 연못’에 풍덩 뛰어들었다.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첫 해에 신인왕을 오르더니 두 시즌 째에는 시즌 2번째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일궈냈다. 
고진영은 한국시간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에 있는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파72, 6763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2019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300만 달러=약 34억 1,400만 원, 우승상금 45만 달러=약 5억 1,000만 원) 최종라운드에서 경쟁자들을 멀찍이 따돌리며 우승했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의 성적으로 따낸 시즌 2번째 우승이고 LPGA 투어 개인통산 4번째 품에 안는 우승컵이다. 무엇보다 생애 첫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가슴 떨리는 기억도 덤으로 얻게 됐다. 

경기 흐름은 답답했지만, 우승까지 이르는 길에 큰 위기는 없었다. 파4 15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추격자인 이미향에게 1타차까지 허용했지만 바로 다음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흐름을 다잡았다.  
출발은 괜찮았다. 2, 5번 홀에서 버디를 낚아 경쟁자들과는 다른 무대에서 노는 듯했다.
하지만 메이저는 메이저였다. 중후반으로 가면서 까다로운 코스 세팅이 주는 압박과 최종라운드 선두주자라는 심리적 부담이 한꺼번에 작용하기 시작했다. 
파3 8번홀에서 에이프런 러프에 잠긴 공을 퍼트로 굴리려 한 게 실수였다. 공은 홀 컵에서 한참이나 남은 거리에 멈췄고 이어진 파퍼트 마저 홀컵을 빗나갔다. 기세 좋던 고진영의 흐름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파5 11번홀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13, 15번홀에서 내리 보기를 범하며 흔들렸다. 
이 시각, 한 홀 앞서 경기를 하던 이미향이 12번홀 버디로 7언더파를 만들어 놓고 있었다. 연속 보기로 8언더파가 된 고진영이 쫓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고진영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파4 16번홀에서 차분하게 버디를 잡아내 이미향과 다시 2타차를 유지했다. 마지막 18번홀에서는 우승에 확인 도장을 찍는 버디를 낚아 올리며 10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이미향은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단독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고진영은 그 어떤 선수보다 페이스가 빠르다. 지난 3월 22일,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시즌 첫 우승에 성공했지만 그 사이 이미 여러 차례 우승컵을 넘보던 고진영이었다. 시즌 첫 출전 대회인 2월 14일의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에서 단독 2위, 2월 28일의 HSBC 여자 월드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에 올랐고, 3월 29일의 기아 클래식에서는 공동 2위에 올랐다. 언제 우승해도 전혀 놀라울 게 없는 최근 분위기다. 
작년 신인상에 이어 올 시즌 가장 빼어난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고진영, 그에게 ANA 인스퍼레이션의 우승 세리머니 ‘포피의 연못’은 LPGA 투어 왕좌로 가는 세례 의식인지도 모른다. /100c@osen.co.kr
[사진] 고진영의 LPGA 투어 2019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대회 경기 장면과 우승 세리머니 모습.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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