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입은 분들까지 작은 위안, 따뜻함을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다.”
배우 전도연과 이종언 감독이 8일 오전 생방송된 SBS 파워FM ‘박선영의 씨네타운’에서 영화 ‘생일’(제공배급 NEW, 제작 나우필름・영화사레드피터・파인하우스필름)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 수호(윤찬영 분)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그에 대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그렸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유족과 친구, 이웃들이 그럼에도 살아가는 일상을 담담하게 담았다.

수호의 엄마 순남 역을 맡은 전도연은 “(예매율이 1위로 올라서)무대 인사 일정을 늘렸다. 저희 영화를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천천히 다가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종언 감독은 “이 영화를 쓸 때부터 제 마음은 (하나의 대상을 향하기 보다)우리의 모두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보고 나면 사랑하는 사람이 생각날 것 같다. 그런 마음으로 극장을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감독은 전도연에 대해 “영화 ‘밀양’ 때 이미 눈도 못 마주칠 배우였다. 그 영화는 제 첫 현장이었다”며 “전도연 선배는 대단한 배우였는데 이런 배우와 제가 작업을 했다는 게 꿈 같은 일이다. 시나리오를 쓸 때 어느 배우를 염두하고 쓴 건 아니었는데, 다 쓰고 나서 (순남 역을)첫 번째로 드린 분은 전도연이었다”고 말했다.
이종언 감독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의 연출부 출신이다. ‘생일’을 통해 장편 상업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전도연도 “이종언 감독님은 ‘밀양’ 때 봤었다. 시나리오를 주기 위해 찾아왔을 땐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생겼다”며 “바로 호칭도 바뀌었다. 원래는 ‘종언아~’였는데(웃음) 이젠 깍듯하게 ‘감독님’이라고 부른다”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전도연은 ‘생일’의 출연을 선뜻 결정하기 어려워 고사했었다고 털어놨다. “시나리오만으로 결정하기 힘들었다. ‘밀양’에서 연기했던 신애 역할도 많이 생각났고. 사실 그 캐릭터 이후 아이 잃은 엄마 역은 안 하고 싶었다. 이 작품도 고사를 하긴 했지만 마음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 생각났다”라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전도연은 “저는 영화의 촬영보다 ‘생일이 이런 영화다~’라고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게 더 어렵다. 아픈 영화인 것을 알기 때문에 선뜻 추천하기가 힘들다”라며 “저도 겁이 났지만, 보고 나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면 저희로서도 정말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종언 감독은 “저는 영화의 첫 컷부터 마지막 컷까지 어느 하나 애정이 없는 게 없다. 우열을 못 가리겠다”라고 진심을 담아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2007년 9살 연상의 강시규씨와 결혼한 전도연은 현재 슬하에 딸을 키우고 있다. “아이가 있기 전에는 이 세상의 중심이 저였는데 아이가 생기고 난 후 이 세상의 중심이 아이로 달라졌다. 나한테 집중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해서 투정할 때도 있는데 아이를 보면 미안함으로 바뀌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딸의 외모는 제 이마와 코랑 닮았다. 주변 분들이 ‘엄마보다 낫다’고 해주신다”고 웃으며 전했다./ watch@osen.co.kr
[사진]'씨네타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