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32)이 경미한 사타구니 통증으로 조기 강판됐다. 선수 본인은 예정된 다음 경기 등판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부상자 명단(IL)에 보낼 듯하다.
류현진에겐 가슴 철렁한 경기였다. 9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한 류현진은 2회말 2사 후 갑자기 왼쪽 사타구니 통증을 일으키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몸에 이상을 느낀 후 즉시 덕아웃에 신호를 보냈고, 연습 투구도 하지 않은 채 스스로 강판을 결정했다.
지난해 5월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같은 부상을 당한 뒤 연습 투구를 하다 상태가 악화돼 3개월을 재활한 아픔이 있다. 당시 기억을 떠올린 류현진은 무리하지 않았다. 경기 후 그는 “여기서 멈추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작년처럼 크게 아프거나 나쁜 상태는 아니다. 내려오길 잘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교체된 후 트레이너들로부터 받은 테스트에서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류현진은 “경미한 상태에서 내려왔고, 지금은 전혀 통증이 없다.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다음 등판 여부에 대해 “가능할 것이다. 내일도 똑같이 운동할 것이다”고 의지를 보였다. 예정대로라면 류현진은 오는 13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선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이 이에 제동을 걸 듯하다.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과 트레이너들로부터 지난해 같은 부상은 아니란 말을 들었다. 긍정적이다. 조금 더 검사를 하고 하룻밤을 자야 자세한 상태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내일 류현진의 상태가 어떨지 보겠다”면서도 “분명히 부상자 명단에 가야 할 상황이다. 얼마나 있을지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등판 의지를 보인 류현진의 생각과 달리 로버츠 감독은 이미 부상자 명단 등재를 계획했다. 류현진의 빈자리에는 한 차례 재활 등판을 마친 클레이튼 커쇼 대신 구원투수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고, 류현진에게 무리할 필요 없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같은 부상으로 장기 이탈한 만큼 구단이나 현장 모두 더욱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 최소 열흘을 쉬어야 한다. 개막 2연승을 달리며 시즌 초반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온 류현진에겐 아쉬운 공백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 유지다.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내일(10일) 상태를 봐야겠지만 지금으로선 부상자 명단 등재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팀과 개인 모두에게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세인트루이스(미국 미주리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