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류현진 부상에 자원 등판…불쇼에도 칭찬 받은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4.10 06: 27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왜 ‘불쇼’를 저지른 조 켈리(31)를 칭찬했을까. 
다저스 불펜투수 켈리가 승부처에서 또 무너졌다. 9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경기에서 3-2로 앞선 6회말 무사 1루에서 구원등판, 1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앞선 투수가 남긴 승계주자를 홈으로 들여보내 동점을 허용하더니 폭투로 허무하게 결승점을 내줬다. 
하지만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켈리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등판을 자처한 켈리의 ‘팀 퍼스트’ 정신을 높이 샀다. 

당초 로버츠 감독은 켈리를 이날 경기에 쓰지 않을 계획이었다. 켈리는 전날(8일) 콜로라도 로키스 원정에서 구원승을 거뒀지만 1⅔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투구 내용은 불안했다. 투구수도 27개로 적지 않았기에 이날 세인트루이스전 불펜 대기조에서 빼놓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선발투수 류현진이 왼쪽 사타구니 부상으로 2회초 2사에 갑작스럽게 내려간 것이다. 예기치 못한 부상이었고, 다저스도 불펜을 부랴부랴 준비했다. 두 번째 투수로 딜런 플로로가 등판해 4회까지 막았고, 5회에는 스캇 알렉산더가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불펜이 일찍 가동되자 켈리가 먼저 움직였다. 불펜에서 덕아웃에 전화를 걸어 “등판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로버츠 감독은 “선발투수가 다친 상황에서 켈리가 직접 덕아웃에 전화를 해 등판 의지를 보인 게 마음에 든다”며 “여전히 켈리 구위는 정말 좋다. 그는 계속 싸우며 바뀔 것이다. 나는 그를 믿는다”고 힘을 실어줬다.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 우승 멤버로 월드시리즈에서 다저스를 울렸던 켈리.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어 다저스와 3년 총액 2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중간투수로는 수준급 대우. 마무리투수 켄리 잰슨 앞에서 8회를 책임질 셋업맨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첫 등판 1⅓이닝 2실점, 두 번째 등판 1⅔이닝 4실점으로 연속 블론세이브를 범하며 무너졌다. 
9일 세인트루이스전까지 켈리의 시즌 성적은 5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13.50. WHIP 2.33 피안타율 4할1푼4리로 난타를 당했다. 블론세이브만 3개로 승부처에서 연일 무너지고 있다. 켈리의 난조 속에 다저스 불펜도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이다. 승부 근성이 남다른 켈리가 로버츠 감독의 믿음 아래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사진] 세인트루이스(미국 미주리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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