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투어 PBA에 대한 당구인들의 관심이 점차 커져 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PBA에 대한 의구심도 함께 커져 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PBA는 지난 9일 김재근(인천, 국내 10위), 강동궁(동양기계, 국내 3위)에 이어 김형곤(강원, 4위)이 브라보앤뉴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하며 PBA 투어 참가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PBA는 1부리그 선발전 격인 '트라이아웃'과 '오픈챌린지' 참가신청 마감을 하루 앞두고 트라이아웃에 250명 이상, 오픈챌린지에 180명 이상이 참가신청을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PBA는 신청 마감시한인 10일 오후 11시까지 300명 이상의 트라이아웃, 200명 이상의 오픈챌린지 참가자가 신청할 것으로 낙관했다.
PBA는 오는 17일부터 사흘간 PBA 오픈챌린지를 개최하고 상위 32명에게 트라이아웃 출전권을 부여한다. 트라이아웃은 오는 21일부터 5월 1일까지 개최된다. 대진표와 상세한 대회요강은 신청마감 이후 공개할 예정.
하지만 이런 PBA에 대한 선수들의 관심에 우려를 표명하는 당구계 인사들도 점차 늘고 있다. 당구의 프로화는 분명 환영받아야 할 일이지만 PBA 투어를 추진하고 있는 스포츠마케팅 업체인 브라보앤뉴의 과거 의혹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미심쩍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당구인은 "브라보앤뉴가 과연 당구인들을 위해 PBA를 들고 나왔는지 궁금하다. 브라보앤뉴는 빙상연맹 특정감사에서 국가대표 빙상단의 경기복 선정 과정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스포츠브랜드 휠라와 소송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아는데 과연 프로화라는 당구계의 큰 대업을 맡길 수 있는 단체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브라보앤뉴는 작년 5월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대한체육회가 함께 투입됐던 빙상연맹 특정감사 결과 국가대표 빙상단의 경기복 선정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창올림픽을 겨우 9개월 앞둔 지난 2017년 4월 빙상연맹의 갑작스런 경기복 교체 때 경기복 제조업체와 유착해 경쟁사인 휠라를 배척했다는 내용이다. 그 뒷 배경에는 삼성과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가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이 특정감사 결과 처리가 아직 종료되지 않은 현재진행형이란 점이다. 문체부는 이 감사결과를 검찰에 수사를 의뢰,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상황이다. 브라보앤뉴는 형사소송과 민사소송에도 걸려 있는 상황.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와 봐야겠지만 그 결과에 따라 브라보앤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연 부정적 이미지를 벗지 못한 브라보앤뉴가 PBA 투어를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을까 하는 지극히 합리적인 의구심이 들 만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PBA가 만들어지면서 자꾸 특정 업체가 거론되고 있다. 이번 선수들의 이동에도 상당 부분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또 뭔가 서두르는 느낌도 든다. 상당히 찜찜한 면이 있다"면서 "2년 전 대한당구연맹(KBF)과 세계캐롬연맹(UMB)에 1~2차례 접촉한 부분과 관련해서도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다. KBF, UMB, PBA 3개 단체가 공개적인 자리에 모여 토론의 장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제의하기도 했다.
당구인 거의 대부분은 모두 3쿠션 당구의 프로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그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의견이 조금씩 갈리고 있다. 분명 PBA의 등장으로 당구프로화에 대한 당구인들의 열망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프로화'라는 거대담론에 휩쓸려 차츰 내실을 다지고 탄탄해져 가고 있던 당구계 생태계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은 아닌지 돌다리도 다시 한 번 두드려 볼 때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