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면담’ 김범수 “일주일 고민하다 선발 한 번만 부탁드렸죠”[현장 톡톡]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9.04.10 17: 32

9일 대전 SK-한화전이 우천 취소된 후 한용덕 감독은 다소 놀라운 일을 경험했다. 투수 김범수가 '면담'을 요청한 것이다. 
한 감독은 "이제 누가 면담을 하자고 하면 무슨 말을 할까 겁이 나는데, 범수가 찾아왔더라"며 사연을 소개했다. 김범수가 감독실을 찾아온 이유는 '선발 투수를 한 번 시켜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한 감독은 "기특하고 선수의 진심을 알게 됐다"며 "조만간 깜짝 선발로 내세울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김범수는 "아침에 기사를 보고 조금 놀랐다"며 수줍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캠프에서부터 선발로 연습해 온 것이 있는데, 한 번도 해보지 않고 중간 계투로 던지니까 조금 아쉽기도 했다.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아무 때라도 기회를 달라고 말씀드렸다"며 "감독님께서 '자신있냐'고 하시길래 ‘자신은 있는데, 결과는 던져봐야..'라고 답했다"고 면담 요청 이유와 내용을 소개했다. 

일주일 고민 끝에 감독을 찾아갔다. 그는 “투수코치님을 거치지 않고 바로 감독님을 찾아가는 데 안 좋게 보일수도 있는데, 일주일 정도 고민했다. 어제 (우천 취소로) 타이밍이 돼서 찾아갔다”며 "(선발 이야기를) 함부로 꺼낼 상황은 아니라고는 생각했다. 민재형이 잘 던지고 있고, 민우와 주홍이도 있다. 팀에 피해를 줄 수 있으니까 무조건 선발을 시켜달라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한 번만 달라고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에서 김범수는 선발 준비를 하다가 팔꿈치 통증으로 2군 캠프로 내려갔다. 개막 이후 김범수는 중간계투로 1군에 합류했다.
김범수는 "2군 캠프에서 정민태 투수코치의 지도로 빨리 1군에 합류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2군에 있을 때 1군에서 호출이 왔는데 중간으로 던질 거라고 얘기를 듣고 올라왔다"고 말했다.
김범수는 선발 준비를 하면서 직구, 슬라이더, 커브에 정민태 코치에게 배운 체인지업을 올해 새로운 무기로 추가했다. 그는 "체인지업이 존에 안 들어가도 자신있게 구사할 수 있다"고 웃었다. 
이어 김범수는 “선발로 나가 잘 던지면 기분 좋고, 야수들과 함께 마운드를 내려오는 것이 좋다. 못 던지면 눈치 보이지만...”이라고 선발의 매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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