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맨유 떠난 청년 피케, 서른둘에 OT 주인공이 되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9.04.11 11: 42

헤라르드 피케(32, FC바르셀로나)가 아픔의 세월을 뒤로 하고 올드 트래퍼드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피케는 1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서 열린 친정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1-0 승리에 일조했다.
바르셀로나 센터백 피케에게는 1경기 이상의 의미가 있는 특별한 한 판이었다. 피케는 촉망받던 맨유 유망주 시절 아픔을 겪었다. 리오 퍼디난드-네마냐 비디치라는 당대 최고의 수비수들에게 밀려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리그 12경기를 비롯해 23경기 출전에 그쳤다. 중간에 레알 사라고사로 임대를 떠났을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피케는 2008년 여름 큰 결심을 했다. 소싯적 몸담았던 바르셀로나로 적을 옮겼다. 이적 첫 시즌부터 45경기에 나서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거의 매 시즌(2011-2012시즌 38경기, 2013-2014시즌 39경기) 40경기 넘게 소화하며 10년 넘도록 바르사의 뒷마당을 굳건히 지켰다. 그 새 수집한 우승컵만 라 리가 7회, 유럽챔피언스리그 3회,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6회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피케는 11년 만에 옛 집인 올드 트래퍼드(OT)를 방문했다. 잠재력보다 단점이 더 드러났던 청년 피케는 어느새 서른 줄을 넘긴 베테랑 수비수로 성장해 있었다. 피케는 이날 걷어내기 9회(1위)에 태클 1회와 슛차단 1회를 곁들이며 무실점 승리에 크게 공헌했다. 장기인 빌드업도 마음껏 뽐냈다. 66개의 패스를 시도해 90.9%의 성공률을 자랑했다. '벽디치' 피케의 호수비 앞에 친정 맨유는 14년 만에 별들의 무대 '유효슈팅 0개'의 굴욕을 썼다.
피케의 활약은 여러 군데서 인정받았다. UEFA가 선정한 경기 최우수선수(MOM) 주인공이 됐다. 유럽축구통계전문업체인 영국 후스코어드 닷컴과 영국 스카이스포츠도 피케에게 양 팀 최고 평점을 매기며 MOM으로 선정했다.  
피케는 “오랜 세월 뒤에 이곳에 온 것은 특별한 일이었다”며 “내 나이와 경험 덕분에 아주 편안하게 잘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활약 비결을 전했다.
피케가 11년 전 떠났던 친정집서 ‘벽디치’의 모습을 재현하며 아픈 과거를 훌훌 털어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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