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특급 마무리는 어디로 갔나.
워싱턴 내셔널스 구원투수 트레버 로젠탈(29)이 역대급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시즌 개막 5경기 만에 처음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불명예 기록이다. 시즌 첫 10타자를 상대로 아웃을 하나도 잡지 못했다. 100마일 강속구가 무색한 ‘굴욕’이 아닐 수 없다.
로젠탈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경기에 9회말 구원등판, 볼넷 3개로 1실점했지만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았다. 워싱턴이 15-1 대승을 거둬 세이브나 홀드는 없었지만 로젠탈에게는 의미 있는 아웃카운트였다.

앞선 4경기에서 로젠탈은 아웃카운트를 단 하나도 잡지 못했다. 지난달 31일 뉴욕 메츠전 3피안타 1볼넷 4실점, 1일 메츠전 1피안타 1실점, 4일 필라델이파전 2볼넷 2실점, 8일 메츠전 1볼넷 1사구를 내주는 동안 단 하나의 아웃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0아웃 4피안타 4볼넷 1사구 7실점, 평균자책점은 무한대였다.
하지만 이날 첫 타자 리스 호스킨스에게 볼넷을 내준 뒤 앤드류 크냅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시즌 첫 아웃을 만들었다. 시즌 개막 후 투수가 5경기 만에 아웃카운트를 잡은 것은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기록이었다.
어렵게 아웃을 잡았으나 깔끔하지 못한 투구였다. 볼넷 3개를 주며 1실점을 내준 것이다. 15-0 크게 리드한 상황에서도 쉽지 않았다. 9회 1이닝 투구수가 33개. 스트라이크(17개)-볼(16개) 비율이 거의 비슷했다. 제구가 마음먹은 대로 가지 않았다.
로젠탈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절이었던 지난 2014년 45세이브, 2015년 48세이브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2017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뒤 하락세를 걸었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에서 방출됐지만 시즌 후 워싱턴과 1년 700만 달러에 계약하며 재기를 모색했다.
이날 필라델피아전에서 로젠탈은 최고 구속 100.6마일, 약 162km를 스피드건에 찍었다. 올 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8.1마일, 약 158km로 여전히 빠르다. 전성기처럼 강속구를 뿌리지만 제구가 안 된다는 게 문제. 아무리 공이 빨라도 제구가 안 되면 소용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로젠탈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72.00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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