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준의 e스포츠 엿보기] 흥행 암초 '암표', 솔로몬의 지혜 필요한 라이엇게임즈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9.04.12 06: 41

"표 사기가 너무 어려워요."
그야말로 아우성이다. LOL 커뮤니티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매표 관련 글들이다. 오는 13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19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스프링 그리핀과 SK텔레콤의 결승전을 앞두고는 더욱 더 원성이 자자해지고 있고, 울상을 짓는 팬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두 차례에 걸쳐 발매했던 결승전 티켓은 모두 빠르게 판매를 완료했다. 그만큼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뜻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양도를 가장한 암표상들이 판을 치고 있다. 온라인 거래 장터에는 장당 25만원까지 가격이 매겨진 티켓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사회적 인식이나 기반이나 확고하지 않은 e스포츠 시장에서 팬은 e스포츠의 시장 잠재성을 알려주는 척도라고 할 수 있다. 그 중 현장을 찾아오는 관중은 '희망'이라는 표현이 전혀 과하지 않다. 1999년 스타크래프트1 리그로 시작된 한국 e스포츠가 20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관중'은 산업적인 가치에서도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출발점이다. 
사실 암표 문제는 유료화가 도입된 지난 2014년 롤챔스 스프링시즌부터 e스포츠 업계에서는 고민 거리 중 하나였다. 인기 팀들의 경기 일수록 '암표'가 성행을 한다는 볼멘 소리가 터져나왔다. 
소위 종로시대를 개막한 이후 다시 문제 제기가 시작됐던 '암표' 문제는 어찌보면 이번 스프링 결승전이 '암표' 성행의 문제점 제기에 다시 불씨를 지핀 격이라고 할 수 있다. 
LOL 전용경기장이라고 할 수 있는 '롤파크 LCK아레나' 개장 이후 열린 경기 숫자는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총 93경기. 이 중 2석의 휠체어석을 제외한 398석의 일반석을 매진시킨 경기의 수는 모두 45경기다. 
그렇지만 매진 경기에도 빈자리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참고로 표를 구매하고, 현장에서 발권하지 않은 비율이 2% 정도라는 것이 인터파크측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이 자리들이 암표가 아니라는 보장도 하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고, 커뮤니티에서 '암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기 시작한 이 시점에서 적절한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기왕 불씨가 다시 지펴진 마당에 이번에는 '암표'에 문제를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야 할 필요가 분명 있다. 2만 5000원의 좌석이 25만원까지 치솟고, 버젓이 좌석의 위치까지 당당하게 공개하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심지어 순수한 '양도'를 가장한 사기 행위 소식까지 들리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한 제보자는 "대신 표를 잡아주는 대리구매도 성행 중이다. 심지어 암표를 구매해서 다시 암표로 되파는 행위가 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보다 암표를 사지 못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당당하게 비난하는 것을 보고 너무 실망스러웠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 사태의 심각성을 꼬집었다. 
다른 제보자는 "SNS를 통해 정가로 양도 받기로 했고, 선입금 후 전달 받기로 했는데, 받지 못했다. 알고 보니 이런 경우인 사람도 많았다. 나는 경찰서에 신고했지만 예전부터 이런식의 양도 사기를 한 것만 확인했다. 정말 암표가 근절됐으면 좋겠다"라고 울분을 토해냈다. 
또 다른 제보자 역시 라이엇게임즈의 조속한 대책 마련과 공개적인 답변을 요청했다. 
"LCK에 암표가 존재하고 특히 매크로를 이용하는 사람들까지 늘어나 순수하게 티켓팅해서 경기를 보러가는 팬들은 티켓이 없어 경기를 보러 가지 못하는 일이 많다.
이에 관해 라이엇코리아와 인터파크에 많은 팬들이 문의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암표에 관해 라이엇 코리아의 피드백이 있기를 바란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는 ""LCK 티켓 구매 과정에서 겪는 불편을 빠르게 해결하지 못해 죄송하다. 암표로 인해 불편을 겪고 계신 점은 잘 알고 있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현재 인터파크 측에서도 매크로와 블랙리스트 계정에서의 접근 차단 등 대책을 실행하고 있는데, 앞으로 추가적인 보완책이 무엇이 가능할지 논의할 계획이다"라고 답장을 남겼다. 
이 문제의 쟁점은 하나다. '암표'가 공공연하게 성행하지 못하도록 대책을 마련하면 된다. 원천적으로 양도를 금지시킨다거나 암표 판매자들을 찾아내어 법의 심판을 받게 하면 된다. 양도 금지의 경우 발매할 때 신분증을 지참하게 하거나 본인 확인 과정을 거쳐야 찾을 수 있게 하면 어느 정도 지금의 문제를 조금 이나마 진정시킬 수 있다 의견도 나오고 있다. 
 
분명한 것은 암표 문제가 근절되지 않으면 e스포츠 산업의 '희망'이라고 표현한 팬들이 상처받고, 결국 산업 자체가 '병든다'는 것이다. 암표의 부작용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팬들의 외면을 피하기 힘든 현 상황, 라이엇게임즈는 어떤 방법으로 해결책을 제시할지 궁금해진다. 지금 라이엇게임즈에게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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