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TB 이끄는 최지만, "세리머니 불문율 아냐, 오해 없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4.12 05: 34

유쾌한 흥이 넘치는 탬파베이 레이스, 그 중심에 한국인 내야수 최지만(28)이 있다. 특유의 친화력과 쾌활함으로 ‘젊은 팀’ 탬파베이의 분위기 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6월 트레이드를 통해 탬파베이 유니폼을 입은 최지만은 단숨에 팀에 녹아들었다. 빼어난 실력뿐만 아니라 넉살과 긍정 에너지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안타나 홈런을 치고 난 뒤 다양한 세리머니로 동료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 올해도 안타를 치면 덕아웃을 향해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는 새로운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선 홈을 밟고 덕아웃에 들어온 뒤 혼자 허공을 향해 하이파이브를 하는 ‘투명 인간’ 세리머니로 동료들에게 웃음 폭탄을 안겼다. 영상 3도 강추위가 몰아친 이날 선수들이 비를 피해 덕아웃 안쪽에 있었고, 순간 상황을 판단한 최지만이 재치 있게 응수한 것이다. 

홈을 밟은 최지만이 더그아웃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시카고(미국 일리노이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배트 플립이나 타구 감상처럼 타자들의 행동에 불문율 잣대가 엄격한 메이저리그이지만 최지만의 세리머니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 그는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모든 선수가 함께 세리머니를 한다. 특별한 뜻이 있는 건 아니다. 각 팀마다 쓰는 세리머니가 있다. 이게 불문율은 아니다. 그런 것에 대한 오해는 없다”고 말했다. 
최지만을 중심으로 젊은 선수들이 뭉친 탬파베이는 흥이 넘치는 팀이다. 분위기는 팀 성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화이트삭스전 승리로 최근 4연승을 질주한 탬파베이는 10승3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압도적인 1위에 올라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2위 뉴욕 양키스(5승7패)와 4.5경기 차이. 투타 밸런스가 가장 안정돼 있는 팀이다. 
최지만은 탬파베이의 상승세에 대해 “젊은 선수들이 많고, 투수들이 정말 좋다. 거기에 타격도 상황에 맞게 하고 있다”며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건 어느 팀이나 같은 생각일 것 같다”고 가을야구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탬파베이는 지난 2013년이 마지막 가을야구로 최근 5년간 플레이오프 무대에 나서지 못했다. 
올해는 시즌 초반이지만 기세가 대단하다. 팀 평균자책점은 유일한 1점대(1.98)로 압도적이다.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2승1패·2.84)을 중심으로 타일러 글래스노우(3승·0.53) 찰리 모튼(2승·2.25) 요니 치리노스(2승·0.75) 등 1~4선발투수들이 위력적이다. 타선도 토미 팹을 제외하면 모두 20대 선수들로 구성됐다. 
3번 1루수로 고정된 최지만은 시즌 11경기 타율 2할8푼2리 11안타 5타점을 기록 중이다. 아직 기대한 홈런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서두르지 않는다. 최지만은 “내가 홈런을 안 쳐도 팀이 이기고 있다. 개인 성적이 좋은 것도 좋지만 아직 그렇게 급하지 않다. 치다 보면 나올 것이다”며 여유를 잃지 않고 있다. 오히려 안정감 있는 1루 수비로 팀 최소 실책(3개)에 기여 중이다. 
풀타임 주전으로 맞이하는 첫 시즌인 최지만은 “이전과 달리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다”며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있지만 항상 똑같이 다치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부상만 없다면 최지만의 성공적인 첫 풀타임 시즌, 나아가 첫 가을야구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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