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력이 살길이다” 장민재, 모자에 적힌 각오와 주문 [오!쎈 현장]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9.04.12 06: 10

 한화 장민재(29)가 뜻하지 않게 찾아온 선발 기회를 꽉 붙들어 맬 기세다.
2009년 2차 3라운드 전체 2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장민재는 지난해까지 통산 168경기에서 출장했다. 선발로는 37경기, 주로 중간 계투로 뛰었다. 선발로는 SK전 13경기와 KIA전 8경기로 특정팀 상대 ‘저격 선발’이 많았고, 투수진의 상황에 따라 임시 선발로 기회가 주어졌다. 
올해도 시작은 불펜이었다. 그러나 한화는 개막 로테이션이 한 바퀴 돌고 나서, 한용덕 감독은 선발진을 빠르게 재편했다. 김재영이 허벅지 부상을 당했고, 김성훈은 아직 2군에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빈 자리에 장민재가 기회를 잡았다. 

한화 장민재는 2차례 선발로 등판해 모두 승리를 따냈다.

장민재는 지난 2일 LG전에서 5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지난 7일 롯데전에서는 6이닝 5피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강우콜드 완투승까지 따냈다. 데뷔 첫 완투승. 올 시즌 4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45로 활약 중이다. 
한용덕 감독은 선발로 나선 장민재의 잇따른 호투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선발 투수를) 내가 너무 다른 곳에서 찾은 것 같다. 내 눈이 잘못됐다”고 웃으며 “사실 민재의 볼 스피드가 140km가 안 나와서 고민이 있었다. 그러나 역시 투수는 제구력과 볼카운트 싸움이 먼저라는 것을 민재를 보면서 다시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스피드보다는 제구력이라는 기본 명제를 장민재가 보여주고 있다. 그는 자신의 모자 안쪽에 ‘제구력이 살길이다’를 적어 놓고 스스로 주문을 건다. 또 ‘자신있게 집중’ ,’방심금물’이라는 단어도 함께 적어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다. 
직구 스피드는 140km 언저리지만 장민재는 중요한 무기를 지녔다. 포크볼. 그는 “제일 자신있는 변화구가 포크볼이다. 손가락을 짧게 벌리고, 어떨 때는 넓게 벌려서 잡으면서 떨어지는 각과 스피드에 변화를 준다”고 설명했다. 
장민재는 풀타임 선발에 처음 도전한다. 그는 “선발에 대한 욕심이나 집착은 없다. 차근차근 준비를 해 온 대로 내가 할 일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그는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팀이 이겨야 나도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며 “지난해 가을야구에 모처럼 진출했는데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 올 가을에는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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