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더 못쳐" (염경엽 SK 감독), "그래도 이기잖아" (김기태 KIA 감독)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과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이 인천에서 첫 조우를 했다. 둘은 잘 알려진 절친이다. 염 감독이 충장중학교 1년 선배이지만 광주제일고는 동기로 함께했다. 염 감독이 히어로즈 사령탑 시절 김 감독과는 여러차례 격돌했다. 잠시 프런트로 변신했다 올해부터 SK 감독을 맡으며 절친 대결이 재현됐다.
SK는 '미스터리한 1등이다. 11일 현재 팀타율 최하위(.234)인데도 1위를 달리고 있다. 16경기에서 60득점만했다. 경기당 5점이 되지 않는다. 평균자책점 2위(2.63) 마운드의 힘으로 선두를 하고 있다. 공포의 홈런 군단 체면이 말이 아니다. 최정, 로맥 등 홈런타자들이 개점 휴업중이다.

KIA도 방망이가 좋지 않다. 팀 타율 2할4푼4리, 팀 득점 62점, 득점권 타율 2할2푼1리이다. 타격지표가 SK 보다 살짝 낫지만 도긴개긴이다. 한때 팀 타율 3할을 이끌었던 주축타자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득점력이 떨어졌다. 에이스 양현종은 6이닝 1실점, 8이닝 3실점을 하고도 패전을 기록했다.
염경엽 감독이 1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김감독이 도착하자 "가서 얼굴 봐야죠"라며 먼저 찾아가 조우했다. 그 자리에서 팀 타선 이야기가 나온 모양이었다. 염 감독이 "우리는 (KIA보다) 더 못친다. 매 경기 힘들다"라고 말하며 한 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김 감독은 "그래도 그쪽은 이겨서 좋잖아"라고 말을 해주었다.
타선이 점수를 적게 뽑더라도 마운드의 힘으로 경기를 이기는 SK 야구의 달라진 점을 평가한 것이다. SK는 선발진과 8명의 불펜진을 활용해 최소 실점으로 막는 야구를 한다. 게다가 승부처에서 밀리지도 않는다. 5번의 끝내기 승리, 10번의 역전승의 끈적끈적한 야구를 한다.
반면 KIA는 득점력도 떨어지지만 평균자책점 최하위(5.52)를 기록하고 있다. 개막 이후 선발진이 흔들렸다. 터너와 양현종이 대량 실점을 했다. 한층 젊어진 불펜진도 하준영과 김윤동을 제외하면 다소 기복이 있었다. 바로 그 차이를 김 감독은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