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어 짜고 있네요".
선두 SK 와이번스가 불안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막강한 마운드에 비해 공격력이 뒤따르지 않고 있다. 뭐니뭐니해도 선두 비결은 팀 평균자책점 2위의 마운드에 있다. 선발투수들이 제몫을 하고 있고 8명의 불펜투수들도 맡은 임무를 잘 소화하고 있다. 선발 평균자책점 1위(2.43), 구원 자책점 2위(2.75)를 자랑하고 있다.
팀 타율 꼴찌(.233), 팀 득점 9위(64점)의 방망이로 시선을 옮기면 고개를 들 수 없다. 작년 팀 타율 2할8푼1리(7위)인데도 팀 홈런 1위(233개)를 앞세워 팀 득점 3위(829점, 경기당 5.8점)에 오른 파괴력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전반적으로 타고 현상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공격에 맥이 없다.

지난 12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는 올해 SK 타선의 부실한 결정력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10안타와 15개의 사사구를 얻어냈는데 홈을 밟은 선수는 단 3명이었다. 잔루가 무려 21개나 이르렀다. 구단 역대 워스트 기록이었다. 4번의 만루기회에서 단 한번의 안타가 나오지 않았다. 4-4 연장 무승부의 원인이었다.
고종욱이 5안타를 빛나는 타격을 했다. 이재원 1안타, 김강민 1안타, 배영섭 1안타, 김성현 2안타에 그쳤다. 쳐주어야 하는 정의윤 로맥 최정이 번번히 기회에서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개막 이후 비슷한 장면들이 많았다. 특유의 장타도 터지지 않는다. 장타율도 작년 4할7푼3리(2위)에서 3할8푼6리(8위)로 떨어졌다.
그래도 이기는 경기가 많았다. 다른 장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염경엽 감독은 "투수들이 잘 해주어 버티고 있다. 투수들 관리를 철저히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이기고 싶어하고 간절함을 갖고 있다. 잦은 끝내기 승리와 역전승으로 이어졌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찬스가 생기면 어떻게는 쥐어 짜야 한다. 도루하고 번트하고 스퀴즈해서라도 점수를 뽑았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작년과는 달리 이기는 야구의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그래도 걱정은 한가득이다. 선발투수 5명이 모두 17번 등판했는데 승리는 4번 뿐이다. 다익손 박종훈 문승원은 승리가 없다. 불펜야구를 하느라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구조이다. 염 감독은 "아직은 초반이다. 결국에는 방망이가 터져야 한다. 그래야 더욱 순조롭게 (선두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