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다시 한 번 투수진 재편에 나섰다.
한화는 1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2차전을 앞두고 엔트리에 변화를 줬다. 외야수 김민하와 투수 송은범, 임준섭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고, 외야수 양성우, 투수 문동욱과 서균을 올렸다.
개막 초반 김재영 김성훈 박주홍 등 젊은 선발진을 내세웠다 부분적으로 바꾼 이후 다시 재편헸다. 외야수 엔트리 교체도 의미가 있지만, 투수에 대한 짙은 고민이 나타났다. 지난해 10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의 돌풍을 이끈 힘은 강력한 불펜진에 있었다.

팀 불펜 평균자책점이 4.28로 10개 구단 중 1위를 달리면서 후반 싸움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상대를 압박했다. 올 시즌 한화의 팀 구원투수 평균자책점은 3.59로 나쁘지 않다. 전체 5위의 성적. 그러나 중요한 순간 흔들리는 일이 잦아졌고, 믿었던 카드의 부진이 아쉬웠다.
지난해 송은범과 이태양은 팀 불펜의 중심이었다. 송은범은 68경기 10홀드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했고, 이태양은 63경기 12홀드 평균자책점 2.84로 팀 허리를 든든하게 지켰다. 그러나 송은범은 올 시즌 7경기 평균자책점 5.68으로 흔들렸고, 4월에 나선 3경기에서 2이닝 2피안타 5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다.
이태양은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필승조로 기대를 모았지만, 8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6.55로 부진했다. 지난 12일 키움전에서는 이정후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맞으면서 시즌 두 번째 패전을 떠안기도 했다.
결국 한용덕 감독은 “지난해와 다르게 필승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변화를 줘야한다고 생각했다”라며 투수진에 손을 대기로 결정했다.
한용덕 감독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송은범에 대해 “최근 계속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볼넷 등을 주면서 주자를 내보냈다”라며 “지난해보다 스피드도 덜 나오는 것 같아서 재점검 차원에서 2군으로 보냈다”고 이야기했다.
보직 변경도 있었다. 한용덕 감독은 선발로 시즌을 맞이하게 했던 박주홍을 중간 계투로 돌리고, 이태양을 선발 투수로 자리를 옮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용덕 감독은 “이태양이 결정적인 순간 맞다보니 압박감을 느끼는 것도 있더라”라며 “다양한 경험이 있으니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선발 투수 전향을 고려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태양의 선발 등판은 오는 18일 KT전으로 박주홍의 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이태양이 선발로 나서게되면 지난 2017년 6월 24일 삼성전에서 3이닝 7피안타(3피홈런) 1탈삼진 7실점을 기록한 후에 이은 2년 만에 선발 복귀다.
아울러 올 시즌 선발로 세 차례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8.10을 기록했던 신인 박주홍에 대해서는 “(박)주홍이도 중간으로 가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선발로 던지고 중간으로 가면 1이닝 정도를 집중해서 던지기 때문에 느낌이 또 다를 수 있다. 일단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한 뒤 정할 생각”이라고 이야기했다.
1군 콜업을 받은 문동욱은 ‘롱릴리프’로 임무를 소화할 예정이다. 문동윽은 퓨처스리그 4경기(선발 3차례)에 나와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했다. 한 감독은 “롱릴리프로 활용할 생각”이라며 “안정감있게 2군에서 던졌다고 한다. 여유 있을 때 내보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태양과 송은범이 빠진 자리는 안영명이 채울 예정이다. 안영명은 올 시즌 6경기에서 8⅔이닝 동안 무실점 행진 중이다. 한용덕 감독도 “추격조 느낌으로 나섰는데, 지난해보다 좋아졌다”고 기대를 걸었다.
비록 투수진이 흔들리지만, 마무리 투수 정우람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클로저’ 역할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용덕 감독은 “매번 (역전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8회 2사에는 나올 수도 있어도 7회나 8회 등 조기에 나서는 일은 없도록 할 생각”이라며 “마무리 투수로 확실하게 고정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난 13일 키움전에 1-5로 지고 있던 8회말에 나와 컨디션 점검을 했다. 지난 4일 이후 약 열흘 동안 공을 던지지 않았기 때문. 정우람은 안타 두 개를 맞았지만 무실점으로 막으며 제 역할을 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