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잘해야죠.”
이정후(21・키움)는 1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팀 간 2차전에서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했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이정후는 지난 2년 간 15경기를 기록했을 무렵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호수비를 펼치는 과정에 어깨를 다쳤던 이정후는 수술을 받았고, 스프링캠프에서도 남들보다는 약간은 늦게 페이스를 올렸다.
스프링캠프를 마칠 무렵 정상적인 몸 상태로 올라왔다고 자부했지만, 올 시즌 초반은 지난 2년과는 달리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은 채로 보냈다.
많은 마음고생을 했지만 지난 12일 고척 한화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비롯해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조금씩 몸 상태가 올라오고 있음을 보였다.
13일 경기에서도 이정후는 1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날린 뒤 득점에 성공했고, 2회말에는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내 역시 리드오프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8회말에는 한화의 마무리 투수 정우람을 상대로 안타를 뽑아냈다. 전날 홈런이 우연이 아닌 타격 페이스 회복 과정임을 증명했다.
이정후는 13일 경기를 마친 뒤 “일단 어제부터 좋은 타구가 나왔는데, 오늘도 아웃이 되기는 했지만, 전보다는 조금씩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라며 “개인적으로는 전보다는 괜찮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도 “이제 한 두 경기다. 많이 부족하다. 여전히 못 친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3회말 무사 2루에서 중견수 뒤로 넘어가는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어냈지만, 한화 중견수 장진혁의 집중력 있는 호수비에 잡혔다. 이정후는 “사실 어제 홈런이 나왔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나서 넘어가는 줄 알았다. 최소 펜스라도 맞을 줄 알았는데 아쉬웠다”라며 “아직 가운데 담장을 넘기기까지는 힘이 안 올라온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전날 이정후는 역전 투런포를 날린 뒤 장정석 감독에게 다가가 기습 포옹을 했다. 장정석 감독은 갑작스러운 이정후의 애정표현에 깜짝 놀랐고, 이 장면은 그대로 중계에 잡히기도 했다. 장정석 감독은 “뒤에서 껴안아서 깜짝 놀랐다. 놀랐지만 기분이 좋았다”고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정후는 “타격코치님과 수석코치님을 안고 그 다음에 감독님을 안아 드렸다. 감독님께서 올 시즌 초반 내 타격감이 좋지 않았는데도 꾸준히 믿어주셨다. 특히 ‘힘들어하지 말고, (능력을) 의심하지 말라’고 해주시면서 정 안되면 타순 조정을 해줄테니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심적으로 많이 도움이 됐다”고 라며 “덕분에 의기소침하기보다는 자신감 있게 했는데, 어제 보답해드린 것 같아서 감사의 의미로 안아 드렸다”고 웃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