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 명단에 있는 선수가 경기장 밖으로 쫓겨났다. 황당 사연의 주인공은 LA 다저스 베테랑 포수 러셀 마틴(35). 연패 중인 다저스는 심판까지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마틴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허리 염좌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하지만 다저스타디움 홈경기에선 선수단과 함께 덕아웃에 자리한다. 메이저리그는 14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도 마틴은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그런데 4회말 일이 벌어졌다. 코디 벨린저의 솔로 홈런으로 1점차 추격에 나선 다저스는 키케 에르난데스와 크리스 테일러의 안타로 2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오스틴 반스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루킹 삼진을 당하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바깥쪽으로 빠진 볼이라고 생각한 반스가 1루로 걸어나가려 했지만 구심을 맡은 제레미 레하크 심판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그때 덕아웃에서 마틴이 큰 소리를 치며 판정에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레하크 심판이 마틴에게 퇴장을 명령, 덕아웃 밖으로 그를 쫓아냈다.
5연패에 빠져있던 다저스로선 무척 아쉬운 상황. MLB.com 게임데이를 보면 스트라이크존에 걸치지도 않은 완전한 볼이었다. 반스가 볼넷으로 걸어나가 만루 찬스를 연결했다면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몰랐다. 이후 다저스는 9회까지 추가점 득점을 내지 못한 채 1-4로 패배, 6연패 깊은 수렁에 빠졌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이에 대해 “우리는 타석에서 벗어난 공으로 봤다. 제레미 심판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승부처였다. 우리는 알렉스 버듀고를 대타로 준비하고 있었고, 거기서 상황이 바뀔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진을 당한 당사자인 반스도 아쉽기는 마찬가지. 그는 “분명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바깥으로 벗어난 공이었다”고 지적했지만 “심판도 사람이지, 로봇이 아니다. 사람들은 실수를 한다. 콜을 놓치기도, 놓치지 않기도 한다. 공 하나로 승패가 바뀌진 않는다”고 말했다. 아쉽지만 심판의 고유권한을 애써 받아들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