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고 미안하다" 최재훈, 연패 탈출 후 전한 포수의 마음 [오!쎈 직캠]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9.04.15 06: 34

짜릿한 연장 역전 승리. 지긋했던 4연패의 순간. '주인공' 최재훈(30・한화)의 입에서 많이 나온 말은 “미안하다”였다.
최재훈은 1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3차전에 6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팀이 4연패에 빠진 가운데, 최재훈은 첫 타석부터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연패 탈출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1-0으로 앞선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최재훈은 키움 선발 투수 이승호의 커브를 공략했고, 타구는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최재훈의 시즌 2호 홈런.
이후에도 최재훈의 배트는 날카롭게 돌아갔다. 두 번째 타석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6회초와 8회초 추가로 안타를 쳤다. 그리고 2-2로 맞선 연장 10회초. 최재훈이 '해결사'로 나섰다. 1사 1,3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재훈은 스퀴즈 사인에서 파울이 나왔지만, 곧바로 안타를 쳐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렀다.
3-2 역전에 성공한 한화는 9회말 1사부터 올라온 정우람이 10회말 1사 이후 이정후(안타), 서건창(볼넷)을 출루시켰지만, 장영석과 샌즈를 뜬공과 삼진으로 막아내며 이날 승리를 지켰다.
수훈 선수는 최재훈의 몫이었다. 한용덕 감독은 경기 후 "최근 공수에서 좋은 역할을 하고 있는 최재훈이 오늘 경기의 수훈 선수"라며 "오늘 경기 4안타를 축하해주고 싶다"고 박수를 보냈다.
최재훈은 "오늘 감기에 걸려서 힘을 빼고 한 것이 오히려 더 잘된 것 같다"라며 "10회초에는 스퀴즈가 날 것이라고 생각은 했다. 번트를 잘 대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파울이 됐다. 만회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친 것이 안타로 연결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데뷔 첫 4안타 경기를 한 최재훈은 시즌 타율을 3할8푼3리로 끌어 올렸다. 이는 전체 3위의 기록이다.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공격력이 확실히 좋아진 모습이었다. 
최재훈은 "아직 초반이라서 불안감은 있다. 그래도 홈런이 지난해보다 빨리 나왔고, 벌써 커리어하이 타이인 두 개를 쳐서 다행인 것 같다"라며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 많이 치는 것보다는 출루에 대한 욕심이 많다. 치는 것도 좋지만, 자주 나가서 출루율을 높이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한용덕 감독은 최재훈의 타격감에 대해 '장타에 대한 욕심을 버린 부분'을 짚었다. 최재훈도 이 부분을 인정했다. 그는 "지난해 장타 욕심도 생겼고, 홈런을 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결과적으로 홈런은 한 개밖에 치지 못하는 등 잘 안됐다"라며 "올해는 마음을 비웠다. 출루율이 높고, 투수를 괴롭히는데 초점을 뒀는데, 좋은 결과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장 10회말 1사 1,2루 위기에서는 투수를 향한 믿음을 보였다. 그는 "부담스럽다기 보다는 (정)우람이 형을 믿었다. 초반에는 다소 좋지 않았지만 정상 컨디션을 돌아왔고, 강타자에게 강하기 때문에 (위기에 대해) 신경을 안썼다. 우람이 형이 나를 믿고 던져준 것이 고마웠다"고 전했다.
승리에 기쁨도 컸지만, 미안함도 있었다.  5⅓이닝 2실점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피칭을 펼쳤지만, 승리를 잡지 못한 장민재를 향한 마음이었다. 그는 "승리 투수를 못 만들어줘서 미안하다"라며 "또 우리 토종 선발 투수에게도 미안하다. 다음에는 승리를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한용덕 감독 올 시즌 투수진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했다. 최근 토종선발 투수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고, 지난해 장점으로 꼽혔던 불펜도 중요한 순간 실점을 하는 등 불안한 모습이 나왔다. 한용덕 감독은 이태양을 2년 만에 선발 투수로 전환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을 준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전 포수 최재훈의 마음도 편하지는 않았다. 최재훈은 "고민도 되고 부담이 있다. 외국인 선수들은 어느정도 던지고 있지만, 토종 선수 중에서는 (장)민재만 2승이 있을 뿐"이라며 "공부도 많이 하고 선발들과 많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최재훈은 "(선발 투수들에게) 승리 투수를 못 만들어줘서 미안하다. 미안하다는 말밖에 안한다. 이야기를 더 많이하려고 한다. 투수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포수가 능력이 있으면 투수도 잘 따라오게 된다. (투수진 부진이) 투수의 잘못이 있지만, 포수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라며 포수로서 책임감을 보였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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