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허행운 인턴기자] “눈에 들어오는 선수는 몇 명 있다.”
김경문 야구 국가대표 감독은 지난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와 한국야구위원회(KBO) 주최 ’2019 WBSC 프리미어12 서울 예선라운드 기자회견’에 참석해 대회를 앞둔 소감을 전하고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현재 KBO 리그에 좋은 젊은 선수가 많다. 어떤 선수를 눈여겨 보고 있으신가”라는 질문에 김 감독은 “눈에 들어오는 선수는 몇 명 있다. 팀을 위해서 열심히 뛰고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이름을 말씀드리기는 그렇다. 나중에 시간이 더 지나서 코칭 스태프와 함께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여줬다.

과연 김경문 감독이 눈여겨 보고 있는 선수는 누구일까. 지난 두 시즌 동안 이정후(키움)-강백호(KT)로 이어지는 고졸 야수가 신인왕 타이틀을 가져가면서 상대적으로 신인 투수의 활약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올해 2019 KBO 리그는 상반된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많은 젊은 투수들이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앞으로의 모습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현재 당당하게 소속 팀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좌완 2인방 김영규(19・NC)와 이승호(20・키움)이 그들이다.
2000년생 고졸 신인 김영규는 2018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 79순위로 지명된 선수로 상대적으로 미디어의 관심은 덜 받았지만, 현 시점에서 다른 선수들 보다 오히려 더 나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NC의 4선발로서 이번 시즌 4번 선발 등판해 무려 3승을 거두며 평균 자책점 2.86으로 깜짝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경기였던 지난 14일 롯데전에서는 5이닝 동안 무실점하며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몸에 맞는 공 하나를 제외하면 사사구도 없는, 젊은 선수답지 않은 피칭이었다.
2017년 2차 1라운드 4순위로 KIA에 지명됐던 이승호는 트레이드로 팀을 옮겼다. 그리고 지난해 불펜으로 주로 등판하다가, 시즌 말미부터 선발로서 차근차근 경험을 쌓은 이승호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올해 본격적으로 키움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해 4선발로서 활약 중이다. 선발로 등판한 4번의 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이승호가 기록한 총 26이닝은 현재 KBO 전체 투수 중 2위에 해당한다. 승리는 단 1승 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분명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우완 투수 중에서는 이영하(22・두산)와 최원태(22・키움)가 역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이다. 이영하는 2승 0패,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하며 지난해 개인 첫 두자릿수 승수 달성에 이어 올시즌도 순항 중이다. 지난 14일 LG전에서는 8이닝 무실점 1볼넷 4탈삼진이라는 무결점피칭을 선보이며 팀의 연패를 끊는 활약을 보여주며 팀을 이끌었다.
2년 연속 10승 이상을 달성했던 ‘차세대 우완 토종 에이스’ 최원태는 이미 국가대표 경험이 있는 검증된 카드다. 지난 2018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대체 선수로 승선해 일본과의 경기에서 2이닝을 투구했다. 비록 팔꿈치 부상으로 일찍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그는 앞으로 더 많은 대회에서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할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선수다.
올시즌 출발도 나쁘지 않다. 4경기에서 22이닝 4실점으로 평균자책점 1.64로 2승을 거두고 있는 중이다. 가장 큰 문제는 몸관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키움 장정석 감독도 올해 최원태의 이닝 수를 매경기 6경기로 제한한다는 뜻을 밝히며 그를 특별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이미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불펜에서는 LG의 고졸 신인 정우영도 팀의 히트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신인답지 않은 좋은 피칭으로 13⅔이닝 단 1실점에 그치고 있다. 허용한 볼넷이 겨우 2개라는 점도 눈에 띄는 기록이다.
국가대표 에이스 자리를 책임져왔던 김광현과 양현종에게 여전히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지만, 올 시즌 출발은 상대적으로 주춤한 상황. 오랜 기간 동안 쌓여온 이닝 수나 건강 상태가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자연스레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에도 세대 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회를 약 200여일 앞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은 언제든 변화할 수 있다. 과연 어떤 젊은 선수들이 김경문 감독의 부름을 받을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올해 KBO리그를 지켜보는 또다른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lucky@osen.co.kr
[사진] (위) 김영규-이승호, (아래) 이영하-최원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