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5선발 쉽지 않다” 실패 인정한 양상문의 모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4.17 13: 55

“현재 상태로는 1+1 5선발은 쉽지 않다.”
양상문 감독이 올 시즌을 앞두고 야심찼던 선발 로테이션 시도는 개막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양상문 감독은 스스로 실패라고 결론을 내리며 모험과 여정은 막을 내렸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 16일 사직 KIA전을 앞두고 “지금 현 상태에서는 1+1 5선발 전략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제는 5명의 선발진으로 로테이션을 꾸릴 것이다”고 말하며 양상문 감독이 구상했던 1+1 5선발 전략을 더 이상 활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부임 이후 젊은 투수진 육성과 전력화에 힘을 쏟았던 양상문 감독이다. 스프링캠프까지도 투수들의 성장세는 두드러졌고, 양상문 감독은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5선발은 1+1으로 구성하고, 이를 2개 조로 편성해 운영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윤성빈과 송승준, 박시영과 김건국을 한 조로 묶어서 돌아가며 로테이션을 도는 구상을 야심차게 내세웠다. 선발진이 사실상 8명으로 꾸려지게 되는 것이었다. 
투수들의 성장세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확신을 가졌기에 모험의 세계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그렇게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트렌드를 이끌었던 ‘오프너’와는 다른 개념이었지만 2명의 선발 개념 투수로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해 불펜진의 부담은 줄이는 게 목적이었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너무나 큰 괴리가 있었다. 기대를 했던 1+1 5선발의 첫 날이었던 지난달 28일 사직 삼성전, 윤성빈이 첫 번째 투수로 올라왔다. 그러나 윤성빈이 제구난에 시달리면서 ⅓이닝 3볼넷 3실점으로 1회를 채우지도 못했고, 뒤이어 올라온 송승준도 3⅔이닝 3실점으로 조기 강판 됐다. 양상문 감독은 두 선수가 최소한 6~7이닝을 소화해주길 바랐지만 4이닝만 소화한 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1+1의 두 번째 조가 나선 지난 3일 문학 SK전에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첫 번째 투수로 나선 박시영이 5⅔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고 사실상의 선발 역할을 했다. 이날 박시영이 6이닝 가까이를 소화하면서 김건국은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1+1 선발 전략의 유동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3번째 시도였던 지난 14일 창원 NC전 송승준과 박시영의 조합 역시 실패로 귀결됐다. 송승준이 1이닝 2실점, 그 뒤에 올라온 박시영도 3⅓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3번의 시도 가운데 두 번이 실패로 끝났고, 1번의 성공 사례마져 1+1 전략이라고 볼 수 없었다. 사실상 양상문 감독의 의도와 결과는 다르게 흘러갔고, 해당 경기의 결과들도 좋지 않았다. 투수진은 투수진대로 소모됐고, 1+1 선발 후보군들 중 윤성빈과 송승준이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윤성빈은 퓨처스리그에서도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9.00 4사구 6개를 기록하는 등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고, 송승준 역시 나이의 한계에 부딪힌 듯 보였다. 
1+1 5선발 전략을 천명할 당시, “두 달 정도는 지켜볼 것이다. 나 스스로도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고 말하며 자신이 선택한 모험에 힘을 실었던 양상문 감독이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개막 한 달 남짓한 시점에서 자신의 선택한 구상에 대한 실패를 깨끗하게 인정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1+1 선발은 쉽지 않다. 후보 선수들이 모두 스프링캠프 때보다 페이스가 떨어졌다”며 “4선발은 장시환, 5선발은 박시영이 맡을 것이다”고 말하며 정상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구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144경기의 장기레이스 특성상 변수는 언제나 감안해야 하는 부분이다. 원래 준비한 계획대로 흘러간다면 그 시즌은 실타래가 술술 풀리는 시즌일 터. 하지만 양상문 감독이 자신했던 선발진 구상은 어긋났고, 새로운 플랜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으로 변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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