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타자들은 살아났지만 불펜이 대참사를 겪었다.
KIA 타이거즈가 롯데와의 사직 주중 3연전에서 대참사를 겪었다. 모두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역전패했다. 1차전은 7-2로 앞서다 선발 조 윌랜드가 불펜이 지키지 못했다. 2차전은 8회 6-4로 뒤집었으나 하준영과 김윤동이 역전을 허용했다. 3차전은 9회 9-4로 대역전했으나 이민우, 김윤동, 하준영이 방화를 했다.
지난 주말 인천 SK전에서 보여준 듬직한 모습은 사라졌다. 젊은 불펜진이 무너졌다. 고영창, 하준영, 김윤동 등 믿었던 투수들이 승부처에서 크게 흔들렸다. 스스로 긴장감이 주는 압박감을 이기지 못했다. 특히 소방수 김윤동은 투구 도중 어깨 부상까지 당해 KIA 불펜은 비상사태를 맞이했다.

그래도 타선은 달라졌다. 3경기에서 9점-6점-9점 등 24점을 뽑았다. 7점과 8점짜리 빅이닝을 만들어내는 폭발력을 보였다. 1차전에서는 0-2로 뒤진 3회초 대거 7점을 뽑아냈다. 2차전에서는 재역전패했지만 8회초 박찬호의 동점홈런과 최형우의 역전투런으로 6-4로 뒤집기도 했다. 3차전은 1-4로 뒤진 9회초 8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특히 베테랑 타자들이 회복세를 보였다. 4번타자 최형우의 반등이 눈길을 끌었다. 1할대 타율로 극심한 슬럼프를 보여 타선에 깊은 주름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사직 3연전에서 12타수 5안타 2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17일 2차전에서는 투런홈런 포함 3안타를 터트렸다. 18일 3차전 9회초 만루에서는 중월 아치를 그렸다.
2군에서 복귀한 나지완은 18일 9회초 1사후 대타로 등장해 롯데 소방수 손승락을 상대로 큼지막한 중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KBO리그 통산 28번째로 20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퓨처스 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작성한 파워와 기세를 느낄 수 있는 한 방이었다. 이 홈런을 시작으로 KIA는 8득점을 올렸다.
함께 2군에서 올라온 김선빈은 경기 후반 유격수 수비를 소화하면서 9회초 공격에서 역전타를 터트렸다. 허리통증을 딛고 복귀한 김주찬도 사직 3경기에서 3안타 경기를 펼치는 등 13타수 4안타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베테랑들이 본격적으로 출전하면 득점력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백업요원들과 베테랑들의 회복이 어우러지는 모습이었다. 백업요원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주전과의 기량차도 좁혀졌다. 그러나 KIA는 불펜진이 심각한 내상을 입었다. 타선이 살아난 것은 반가운 뉴스이지만 정작 불펜이 붕괴됐다. 주말 선두 두산과의 광주 3연전에서 회복의 조짐을 보이지 못하면 향후 힘겨운 행보가 예상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