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팬들이라면 올 시즌 새로운 이름을 부지런히 기억해야 할 듯하다. 슈퍼 루키 조아연이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그 어느 시즌보다 신예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 시즌 KLPGA 정규투어 신인인 이승연(21, 휴온스)이 21일 경남 김해 가야 컨트리클럽(파72, 6808야드)에서 펼쳐진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19’(총상금 6억 원, 우승상금 1억 2,000만 원)에서 극적으로 우승했다.
드림투어 상금왕을 거쳐 작년 11월 ADT캡스 챔피언십부터 정규 투어를 뛰기 시작한 이승연은 올해 3번째 참가 대회에서 꿈에도 그리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1라운드부터 공동선두로 나섰던 이승연은 생애 첫 우승을 와이어투와이어로 일구는 기쁨도 안았다.

‘생애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우승 과정은 쉽지 않았다. 최종라운드 들어서도 7번홀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급기야 파4 8번홀에서는 보기까지 나왔다. 자칫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승연은 파5 9번홀에서 바로 버디로 만회한 뒤 후반 나인 들면서 다시 분위기를 다잡았다. 10, 11번홀 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리고 파4 15번 홀 버디로 선두를 굳히는가 했다.
하지만 파3 17번 티샷이 내리막 퍼팅을 해야 하는 자리에 꽂힌 게 화근이었다. 첫 퍼팅이 가속도가 붙으며 홀컵을 지나 한참 멀어졌다. 그 사이 같은 조에서 한 타차 2위로 쫓고 있던 최예림(20, 하이트진로)이 버디를 잡아내며 순식간에 순위가 역전 됐다.
이승연은 18번홀에서 반드시 버디를 잡고 연장을 노려야 할 상왕이었다. 그런데 투어 2년차인 최예림도 갤러리로 가득 찬 18번홀에서 온전하게 평정심을 유지할 경력은 못 되었다. 1미터 이내의 거리에서 파 퍼팅을 시도한 게 홀컵을 빗나가 버렸다.
두 번째 샷을 홀 컵 가까이 붙여 놓았던 이승연은 침착하게 버디 퍼팅을 성공시킨 뒤 양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이승연은 최종합계 206타 10언더파로 올 시즌 루키 경쟁 대열에 뛰어 들었다.
이승연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정규 투어에서 뛰는 게 정말 좋았는데, 앞선 2차례 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못했다. 이러다 다시 드림투어로 내려가는 게 아닌가 불안했다. 그렇지만 경기에 임해서는 최대한 즐기자는 생각으로 했고,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말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