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판교, 임재형 인턴기자] “게임으로 세상을 바꾼다는 말엔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게임은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체험형 교육 게임 ‘월페커즈’를 개발한 놀공의 이승택 대표는 게임 개발의 가치 중 하나로 ‘행동을 유도하는 것’을 꼽았다. 이 대표는 “생각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행동을 유도하는 것은 쉽다”며 게임이 가지는 역할을 강조했다.
이승택 놀공 대표는 26일 경기도 성남시 넥슨 사옥 지하 1층 발표장에서 열린 ‘DMZ에서 베를린장벽까지- 글로벌 빅게임, 아이디어에서 런칭까지’에서 연사로 나섰다. 이날 강연에서 이 대표는 체험형 교육 게임 ‘월페커즈’의 탄생 배경과 런칭까지의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월페커즈’는 지난 1월 27일 교육컨설팅 업체 ‘놀공’이 독일과 한국의 분단 역사를 대중들에게 쉽게 알리는 취지로 런칭한 교육게임이다.

‘월페커즈’는 ‘빅 게임’ 형태로 제작됐다. ‘빅 게임’은 오프라인에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게임이다. ‘월페커즈’에서 플레이어는 ‘분단 전문기자’가 되어 여러 패널에 적힌 텍스트를 활용해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으로 기사를 작성한다. 플레이어는 육하원칙 중 빠진 문장을 역사 속 사건에서 찾아 채워넣으면 된다. ‘월페커즈’는 연재 기사를 작성할 수 있는 ‘짝 기사 시스템’과 한 분야를 모두 클리어하면 주어지는 ‘전문 기자 시스템’을 도입해 재미를 더했다.
런칭 이후 ‘월페커즈’는 국내 통일 교육에 도입되고 독일 베를린 장벽 재단 세미나에 초청되는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월페커즈’도 시행 초기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승택 대표는 “개발 초기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었기 때문에 투자를 받기 힘들었다. 주한 독일문화원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금전적인 지원은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첫 삽을 뜬 ‘월페커즈’ 프로젝트는 3년이 지난 2018년 본격적으로 제작에 들어갔다. 독일문화원 50주년에 맞춰 시작된 ‘월페커즈’는 독일에서 실제 분단을 경험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게임 제작의 퍼즐을 맞춰나갔다. 시각화 작업을 위해 ‘월페커즈’는 한국과 독일의 분단 역사 타임라인 전체를 펼쳐 놓고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이승택 대표는 “타임라인 작업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게임 개발에 속도가 붙으니 재미에 치중되는 성향도 있었다. 역사를 알리는 ‘목적’에 맞게 불필요한 아이디어는 없애면서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월페커즈’를 플레이하며 사람들은 30여분의 짧은 제한 시간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승택 대표는 “의도한 것이다”고 밝히며 “게임에서 30분, 1시간으로 모든 내용을 전달할 수 없다. ‘월페커즈’를 플레이하며 사람들이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통일 교육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면 우리의 충분히 역할을 한 것이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게임은 사람을 행동하게 만들 수 있다. 게임 자체에 힘이 있다. ‘월페커즈’도 게임의 그러한 측면을 잘 보여준 것 같다”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