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2019] 30년 게임 역사, 한 강연에 담다
OSEN 임재형 기자
발행 2019.04.26 18: 13

[OSEN=판교, 임재형 인턴기자] 지난 ‘NDC 2013’에서도 ‘게임의 역사’에 대해서 강의한 오영욱 게임개발자는 2006년 ‘게임 개발’ 직군에 들어오면서 게임 개발 관련 자료를 수집해왔다. 오 게임개발자는 한국 게임의 30년 역사를 지켜보며 “아마추어 개발자 문화에 대한 불씨가 사그라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영욱 게임개발자는 26일 경기도 성남시 GB1타워 지하 1층 발표장에서 열린 ‘발굴되지 않은 한국 게임의 역사’에서 강연자로 나섰다. 오 게임개발자는 “게임 개발은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가족, 기술, 학교, 커뮤니티, 학원, 국가정책, 문화 등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며 “오늘 강연은 문화, 기술에 중점을 뒀다”고 알렸다.
1970년대 ‘남산 어린이 회관’에 도트 네온사인 형태의 기계식 오락기가 설치되면서 오락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1977년 ‘라디오와 모형’ 잡지엔 직접 게임을 만들수 있는 키트 ‘라디오키트 007 공작시리즈’ ‘전자 가위바위보’가 소개됐다. 이후 1980년대 삼보, 금성, 삼성이 개인용 컴퓨터를 판매하며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컴퓨터 게임’ 시대가 도래했다.

오영욱 게임개발자.

1983년 삼성전자가 제1회 ‘퍼스컴 소프트웨어 공모전’을 열며 시작된 게임 제작 열풍은 PC통신 보급과 더불어 거세졌다. 1986년 서비스를 시작한 ‘케텔(KETEL)’에서 많은 사람들이 게임 커뮤니티 ‘개오동’에 몰리며 아마추어 제작자 간 다양한 생각을 공유했다. 1990년대 아마추어 개발자들의 ‘지식 공유’는 다양한 개발 시도로 이어졌다. 1993년 하이텔에선 ‘게임제작자 동호회’가 설립되며 많은 제작 공모전이 열렸다.
2000년대 초까지 이어졌던 제작 열풍은 2005년 ‘바다이야기 사태’가 터지면서 급격하게 사그라들었다. 총리가 대국민 사과까지 한 ‘바다이야기 사태’는 ‘게임물 등급 위원회’가 생기며 모든 게임이 출시를 위해 규제를 받는 상황을 만들었다. 오영욱 게임개발자는 이후 생긴 법률들이 아마추어 게임 제작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오 게임개발자는 “그래도 아마추어 게임 명맥은 이어지고 있다”며 “개인이 운영하는 ‘똥똥배 게임제작대회’부터 지난 2016년 구글 인디 페스티벌 등 최근 아마추어 게임 개발이 다시 활기를 띄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강연을 마치며 오영욱 게임개발자는 “한국에서 게임 개발은 흐름이 제대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역사적으로는 깊고 다음 세대에 계속 영향을 미쳐왔다”며 “지원 크게 줄었지만 아마추어 개발자 문화는 남아있다. 그 불씨를 꺼뜨리지 않아야 한다”고 전했다. /lisc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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