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상태만 괜찮다고 하면 곧바로 1군에 합류시키려고 한다.”
김태형 감독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3차전 맞대결을 앞두고 좌완 투수 권혁에 대해 이야기했다.
권혁은 올해 초 한화에서 자유계약선수로 나와 두산과 계약을 맺었다. 선수 등록 마감시한인 1월 31일 이후 두산과 계약해 ‘육성선수’ 신분으로 두산에 입단했고, 규정 상 오는 5월 1일이 돼서야 정식 선수로 1군에 들 수 있다.

남들보다 다소 늦게 시즌을 준비하게 된 권혁은 퓨처스리그에서 차근 차근 자기 페이스대로 몸을 올리고 있다. 일단 퓨처스리그 성적은 좋다. 8경기에서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했다. 9이닝 동안 내준 실점이 1점에 불과하고 삼진은 9개나 된다. 직구 구속은 143km 정도에서 형성되고 있고,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두산 베어스 2군 코치진은 “직구와 스플리터를 활용해 삼진과 땅볼을 유도했고, 등판을 거듭할수록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연투에도 구속이 떨어지지 않고 안정감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태형 감독도 고민이 길어질 이유가 없었다. 김 감독은 “5월 1일이 되면 곧바로 권혁을 등록할 생각”이라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오는 30일부터 대전 한화 원정 3연전을 치른다. 공교롭게도 권혁으로서는 지난 4년 간 뛰었던 팀을 상대로 새 유니폼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두산은 최근 부상으로 인해 투수진 곳곳에 공백이 생겼다. 선발 투수 이용찬이 허벅지 통증으로 빠지면서 홍상삼을 콜업했지만, 홍상삼도 손톱이 갈라지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결국 롱릴리프 역할을 하던 이현호가 선발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에 좌완 투수 이현승은 26일 종아리 통증으로 빠졌다.
김승회, 윤명준, 박치국 등이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안정적으로 활약을 펼쳐줄 좌완 투수가 불펜에 없는 상황이다. 그만큼, 권혁은 두산의 갈증을 풀어줄 최적의 카드다.
김태형 감독은 "상황을 보고 기용하겠다"고 밝혔지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로 필승조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26일 경기에서 두산은 8회까지 11-3으로 앞선 경기를 9회 11-8까지 추격을 허용하면서 안정적인 불펜 자원 추가에 대한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 두산으로서는 앞으로 치를 세 경기가 누구보다 빠르게 지나가기를 바랄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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