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호와는 다른 처지 강민국, KT는 나름 이유가 있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9.04.27 06: 02

 타이밍이 얄궂지만, 서로 생각의 차이는 있을 수 밖에 없다. 
SK 강승호는 지난 25일 음주 운전 사고 및 사실 은폐로 중징계를 받았다. KBO는 9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고, SK 구단은 곧이어 ‘임의 탈퇴’의 철퇴를 내렸다. SK는 1년 후 선수가 깊이 반성하고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야만 선수 복귀를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 강승호의 음주 운전이 이슈인 지금, KT 강민국은 조만간 음주 운전 징계가 풀린다. 지난해 11월 KBO는 강민국에게 올 시즌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강철 KT 감독은 출장 정지 징계가 끝나면 곧바로 강민국을 1군 경기에 출장시킬 뜻을 보였다. 

KT 강민국 / KT 구단 홈페이지

같은 음주 운전으로 한 선수는 90경기 출장 정지와 임의 탈퇴, 한 선수는 30경기 출장 정지 후 복귀다. 그러나 KBO의 출장 정지 경기 수에서 차이가 나듯이 강승호와 강민국은 처지가 조금 다르다.
강민국은 지난해 11월 NC에서 KT로 트레이드되면서 과거 음주 운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013년 7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NC에 지명된 강민국은 입단 전인 2014년 1월 초 훈련 참가 기간에 진해에서 음주 운전으로 면허 취소와 벌금 처분을 받았다. 당시 NC는 KBO에 이 사실을 통보하지 않고, 구단 자체 징계로 강민국에게 벌금 500만 원을 부과하고 해외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하는 징계를 내렸다. 
KT는 NC로부터 과거 강민국의 음주 운전 전력을 전해듣고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KT는 "입단 전 사건이었고 이에 따른 행정처분을 이행했다. 이후 5시즌 동안 NC, 상무에서의 경기에 출전했음을 감안해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NC가 KBO에 강민국의 음주 운전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것은 알지 못했다.
이후 강민국의 음주 운전 사실이 알려지면서, KBO는 강민국의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결정했다. KT로서는 다소 억울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강민국이 음주운전을 할 때는 NC 소속이었다. NC 구단이 음주 운전 사실을 KBO에 보고하지 않았고, 이 부분이 문제가 됐다.
KBO는 강민국에게 2019시즌 3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음주 운전에 대한 징계가 엄격하지 않았다. KBO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음주 운전을 사례별로 나눠 징계 내용을 엄중하게 강화했다. 단순 적발에도 50경기 출장 정지로 늘어났다. 강승호처럼 음주 운전 접촉 사고 경우는 90경기 출장 정지다. 인사 사고는 120경기 출장 정지.
SK는 매달 2차례씩 사건 사고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불과 며칠 전에 교육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강승호는 음주 운전 사고를 저질렀고, 뻔뻔하게 구단에 사실을 알리지 않고 2군 경기에도 출장했다. 극도의 배신감을 느낀 SK는 일벌백계로 KBO 징계를 넘어선 '임의 탈퇴' 결정을 내린 것이다.   
강민국은 지난해까지 KBO 징계를 따를 뿐이다. 법제도에서 일사부재리 원칙이 있듯이 이미 내려진 징계를 다시 수정해서 가중처벌 할 수는 없다. SK가 강승호를 임의 탈퇴시켰다고 해서, 'KT는 KBO 징계가 풀리자마자 선수를 복귀시키냐'고 비난하는 것도 이상하다. 그런 논리라면 과거 음주 운전 사고를 저지른 선수들 모두에게 같은 잣대를 들이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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