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체를 기다리는 한용덕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2경기 연속 비로 인한 휴식, 그리고 곧 돌아올 전력들에 대한 기대감이 겹쳤다. 최상은 아닐지라도 현 상태에서의 최선의 전력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한화는 지난 25일 대전 롯데전, 26일 창원 NC전이 2경기 연속 우천으로 취소됐다. 한화의 입장에선 이틀 연속 휴식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했다. 기존 선수들의 체력을 비축하고, 정상 전력이 아닌 상태에서 한 경기라도 덜 치르는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 한용덕 감독의 얼굴에 다시금 미소가 번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투수진의 경우 24일 롯데전 연장 11회 혈투를 펼쳤고, 마무리 정우람도 2이닝 40구를 소화하면서 등판이 어려웠던 상황이었는데, 이틀 연속 우천 취소가 되면서 정우람도 자연스럽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야수진의 컨디션 관리도 긍정적 효과. 현재 야수진 전력이 정상이 아닌 한화다. 외야진은 그나마 상황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최근 양성우마저 왼쪽 요골 신경 약화 증상으로 3~4주 가량 재활에 매진해야 한다. 내야진은 이미 하주석이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됐고, 강경학의 어깨 부상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경쟁 구도가 되어야 할 자리들이 이제는 어쩔 수 없는 고정 구도가 됐다. 체력 부담은 피할 수 없었다. 2루수 정은원-유격수 오선진의 키스톤 콤비는 기대 이상으로 내야 센터라인을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마땅한 내야 백업 자원이 없는 실정에서 21경기 연속 선발 출장을 하고 있다. 체력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휴식이 절실했는데 이틀 연속 우천 취소가 그 계기를 만들어줬다.

여기에 부진과 부상으로 이탈했던 전력들의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다. 19경기 타율 1할6푼1리 OPS 0.420으로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지난 19일 1군 말소된 정근우, 이하선염(볼거리) 증상으로 지난 18일 이탈한 포수 지성준의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다.
한용덕 감독은 지난 26일 “퓨처스 팀에서 보고가 들어왔는데, 정근우와 지성준이 모두 잘 치고 있다고 하더라. 등록할 날짜가 되면 등록을 시킬 것이다. 컨디션을 정확히 체크하고 1군에 불러올릴 것이다”고 말하며 이들의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알렸다.
정근우는 퓨처스리그에서 지난 26일 고양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출장해 4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지성준도 같은날 출장해 마찬가지로 4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의 기록을 남겼다. 정근우는 오는 29일, 지성준은 28일에 복귀가 가능하다. 이들이 돌아온다면 한화의 라인업에도 숨통이 다시 트일 전망.
“올해는 100% 전력으로 시즌을 꾸리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시기도 명확히 말할 수 없다”고 말하며 완전체 전력에 대한 의구심을 스스로 표한 한용덕 감독이다. 결국 있는 자원 내에서 해결을 해야 하는 상황. 그래도 이틀 연속 휴식은 기존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고 부상병들의 복귀가 윤곽이 잡히면서 지금 갖고 있는 자원 내에서, 100%의 최상은 아니지만 한용덕 감독이 구상할 수 있는 최선의 ‘완전체’ 라인업을 만들 시간을 벌게 했다.
중위권에서 한 걸음 더 도약하기를 원하는 한화에 이틀 연속 내린 빗줄기는 말 그대로 ‘단비’가 되어 한화를 변화 시킬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