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간 그레인키? 최고 147km 공으로 '다승 1위' 명불허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4.27 05: 33

“과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투구였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클린트 허들 감독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상대 투수 잭 그레인키(36·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1990년대 애틀랜타 마운드를 이끈 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에 빗댔다. 매덕스와 글래빈 모두 붙같은 강속구 없이도 정교한 제구력, 다양한 변화구, 타이밍을 빼앗는 두뇌 피칭으로 시대를 풍미하며 롱런했다. 
이날 피츠버그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한 그레인키의 투구도 그랬다. 그레인키의 최고 구속은 91.5마일, 시속 147.5km에 불과했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도 89마일, 시속 143.3km에 그쳤다. 전성기 시절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3마일(150km)을 넘나들던 그레인키의 모습은 없었다. 올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도 89.3마일로 시속 144km. 

애리조나 선발 잭 그레인키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dreamer@osen.co.kr

시즌 첫 등판에서 그레인키는 불안했다. 지난달 29일 개막전이었던 LA 다저스전에서 3⅔이닝 4피홈런 7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됐다. 당시 다저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6이닝 2실점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그레인키의 화려한 시절도 그렇게 또 저물어 가는가 싶은 순간이었다. 
애리조나 선발 잭 그레인키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dreamer@osen.co.kr
하지만 이후 5경기에서 확 달라졌다. 4승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2.20으로 에이스 모습을 완전히 되찾았다. 최근 15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전성기 못지않은 성적을 내고 있는 거이다. 어느새 내셔널리그 다승 단독 1위로 탈삼진과 이닝도 3위(36⅓이닝)로 상위권에 위치했다. 
26일 피츠버그전에서 그레인키의 진가를 볼 수 있었다. 7이닝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최고 147km, 평균 143km 포심 패스트볼로도 위력적이었다. 피츠버그에서 가장 뜨거운 4번타자 조쉬 벨도 그레인키에게 3연타석 삼진을 당했다. 커브, 체인지업, 포심 패스트볼 등 3개의 삼진 모두 결정구가 달랐다. 
그레인키와 처음 만나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난 강정호는 “치지 못할 공은 아닌데 컨트롤이 워낙 좋아 우리 선수들이 모두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콜린 모란도 “존 밖으로 벗어났지만 스트라이크로 보이는 공이 많았다. 그는 좋은 투수다. 그가 하고 싶은 대로 다했다”고 인정했다. 
이제 150km 강속구는 없지만 그레인키에겐 여전히 투구의 기술이 있다. 애틀랜타 전성시대를 이끈 매덕스와 글래빈은 지난 2008년 42세까지 현역으로 롱런했다. 통산 191승째를 거둔 36세 그레인키, 이제 30대 후반 제2의 전성기를 열기 시작했다. /waw@osen.co.kr
1회말 피츠버그를 상대하는 애리조나 선발 잭 그레인키가 미소지으며 야수들에게 공을 건네받고 있다.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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