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환-마마보다 무서운 'KT 징크스', 김광현은 어떻게 극복했나 [오!쎈 현장]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9.04.27 21: 02

 SK 김광현이 드디어 'KT 징크스'를 깼다. 
국가대표 에이스 김광현에게 KT는 일본대표팀보다 더 상대하기 힘든 팀이다. 김광현은 KT 상대 성적이 안 좋았다. 통산 7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점 9.09를 기록 중이었다. 
특히 김광현에게 수원구장은 '악몽' 그 자체. 수원구장 성적을 보면 2경기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이 무려 21.00이다. 6이닝을 던져 14피안타 9볼넷 14실점으로 부진했다. 2015년 6월 2일 4⅓이닝 6실점, 8월 29일 1⅔이닝 8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곤 지금까지 수원구장에선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았다.

김광현이 KT 상대로 첫 무실점을 기록했다 /jpnews@osen.co.kr

김광현은 2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올해 김광현과 약속한 것이 있다. 지난해는 (수술 후) 투구이닝 관리를 받으며 선발 일정을 조정했기에 KT전에 나서지 않았다면, 올해는 선발 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돌고, KT도 정상적으로 상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KT는 만만찮았다. 초반 여러 차례 실점 위기가 있었다. 1회 선두타자 배정대에게 좌중간 펜스를 맞는 2루타를 맞아, 시작하자마자 실점 위기였다. 강백호를 헛스윙 삼진(슬라이더)으로 잡은 뒤 유한준을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허용했다. 1사 1,2루에서 로하스를 초구(투심)에 좌익수 뜬공 아웃, 박경수를 헛스윙 삼진(커브)을 잡아 위기를 넘겼다. 올해부터 가끔 사용하는 투심과 커브가 빛났다.  
2회 선두타자 황재균을 볼넷, 윤석민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에 몰렸다. 이해창의 보내기 번트 타구를 잡은 김광현은 재빨리 3루로 던져 선행 주자를 아웃시켰다. 그런데 3루로 송구 후 김광현은 갑자기 허리를 짚으며 고통을 호소했다. 투수코치와 트레이너가 나와 몸 상태를 체크했고, 다행히 부상은 아니었다. 연습 투구 몇 차례를 한 후 계속해서 피칭을 이어갔다.
심우준에 좌전 안타를 맞아 1사 만루 위기가 됐지만, 배정대를 풀카운트에서 루킹 삼진(슬라이더), 강백호를 초구(슬라이더)에 2루수 땅볼로 또다시 위기를 극복했다. 김광현이 가장 자신있는 변화구는 역시 슬라이더다. 
3회에는 2사 후 연속 안타로 또 주자 2명을 내보냈다. 윤석민을 풀카운트에서 슬라이더로 유격수 뜬공을 잡아냈다. 3이닝 연속 위기를 넘긴 후에는 4~5회는 삼진 3개를 섞어서 연속 삼자범퇴로 끝냈다. 
김광현은 5이닝 동안 5피안타 8탈삼진 2볼넷 무실점을 기록한 뒤 2-0으로 앞선 6회 교체됐다. 투구 수 88구 중 직구(30개) 보다 슬라이더(33개)를 더 많이 구사했고, 새로 추가한 커브(16개)도 카운트를 잡기 위해 많이 던졌다. 변화구 위주 피칭이 효과적이었다. 
위기가 수차례 있었지만, KT 상대로 첫 무실점을 기록하며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극복한 것에 더 큰 의미가 있었다. 김광현이 KT 상대로 무실점을 기록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2015년 7월 2일 문학 KT전 이후 1395일 만에 KT전 승리를 추가했다. 
김광현은 경기 후 "경기 초반 상대 타자들이 빠른 타이밍에 직구를 노려친다는 느낌을 받았다. 2회에 3루 송구를 하다 우측 허리를 삐끗한 것과 상대 타자들이 직구를 노려친 다는 것을 의식해서 변화구를 많이 사용했는데 그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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