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극장 엔딩 주연' 한승규, 시련 있어도 포기 없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9.04.29 05: 40

"지난 시즌 보다 더 빨리 골을 넣었습니다. 이제 잘 될 일만 남았어요".
올 시즌 울산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한승규는 큰 기대를 받았다. 지난해 전북 송범근과 영플레이어상서 승리를 거두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한승규를 전북이 영입했기 때문이다. 울산에서도 후반기에 큰 활약을 펼친 그는 31경기에 나서 5골-7도움으로 공격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막상 전북에 이적하며 한승규는 치열한 주전경쟁을 펼쳐야 했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과 함께 전북에 입단한 한승규는 예상외로 중용받지 못했다. K리그 최고의 2선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는 전북은 한승규가 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따라서 한승규는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보다는 관중석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보는 일이 많았다. 모자를 눌러쓰고 지켜보는 그를 알아보는 팬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한승규는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언제든지 기회가 오면 실력발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결국 그는 올 시즌 전설매치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문선민이 갑작스럽게 부상을 당하면서 우연하게 얻은 기회였다. 
한승규는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19 9라운드 FC 서울과 경기서 후반 교체 투입된 후 경기 종료 직전 천금같은 결승골을 기록했다. 김신욱이 상대 수비와 경합서 이겨낸 뒤 머리로 연결한 패스를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득점, 전북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를 중계한 캐스터는 "영화 엔드게임 보다 더 재미있는 전북극장"이라고 칭찬했다. 한승규는 전북극장의 주인공이었다.
모라이스 감독도 한승규에 대해 고마움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모라이스 감독은 "(한)승규 뿐만 아니라 경기에 자주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도 제 몫을 하고 있다. 그들의 실력을 믿는다"라면서 "한승규가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오늘 경기처럼 적극적으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마음 고생이 심했을 텐데 절대 그럴 필요 없다. 믿고 있다. 자신감을 갖고 활발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후 만난 한승규는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주전경쟁은 당연하다.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한 것도 분명하다"면서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형들의 장점을 배워서 더 좋은 선수가 되고 싶었다. 열심히 노력했고 기회가 오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오늘 팀에 보탬이 되서 정말 기쁘다"라고 말했다. 
한승규는 이날 서울을 상대로 결승골을 뽑은 것 뿐만 아니라 2선에서 전방으로 날카로운 패스 연결을 시도했다. 또 기회가 되면 돌파도 시도했다. 1-1로 동점인 가운데 한승규는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한승규는 "그라운드가 아닌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볼 때 아쉬움도 컸다. 그런데 실망만 하고 있을 수 없었다. 이를 악물고 연습했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경쟁이 우리팀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성과를 만들었지만 주전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앞으로 계속 경기에 뛰고 싶다. 선수라면 경기를 통해 성장해야 한다. 좋은 모습을 보일 기회를 잡았기 때문에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승규는 7월 15일 서울을 상대로 첫 골을 기록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후 얻어낸 결과였다. 똑같은 상대로 골을 넣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한승규는 "지난해 보다 훨씬 빠른 날짜에 골을 넣었다. 오히려 더 기분좋다. 치열한 주전경쟁 위해 치열한 모습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전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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