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같은 4월' 벨린저, 다저스타디움 "MVP! MVP!" 함성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4.29 13: 02

다저스타디움에서 코디 벨린저(24)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관중들이 일제히 함성을 외친다. “MVP! MVP!”
29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벨린저는 그 이유를 증명했다. 역사적인 4월을 보내고 있는 벨린저는 이날 시즌 14호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하며 LA 다저스의 7-6 역전승을 이끌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홈 3연전을 싹쓸이한 다저스는 최근 4연승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19승11패) 자리를 지켰다.
1회말 첫 타석부터 벨린저의 힘이 돋보였다. 1회초 1점을 먼저 내준 뒤 맞이한 1회말 1사 1,3루 찬스. 벨린저는 피츠버그 선발투수 트레버 윌리엄스의 공을 받아쳐 우측 깊숙한 타구를 날렸다. 피츠버그 우익수 그레고리 폴랑코가 펜스 앞에서 잡혔고, 3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1-1 동점을 만든 시즌 3번째 희생플라이. 

7회말 1사 1, 3루 상황 다저스 코디 벨린저가 달아나는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dreamer@osen.co.kr

이어 1-5로 뒤진 4회말 추격을 알리는 홈런을 쏘아 올렸다. 윌리엄스의 4구째 몸쪽 낮게 들어온 83.4마일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실투로 보기 어려운 코스, 슬라이더가 잘 떨어졌지만 벨린저의 번개 같은 스윙이 빛났다. 특유의 퍼올리는 ‘골프 스윙’으로 타구를 넘겼다. 
시즌 14호 홈런.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와 함께 다시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공동 1위에 올랐다. 아울러 4월이 끝나기 전 홈런 14개를 때린 메이저리그 역대 4번째 선수가 됐다. 앞서 지난 2006년 앨버트 푸홀스, 2007년 알렉스 로드리게스 그리고 올해 옐리치가 달성했다. 경기 후 벨린저는 “매우 특별하다. 대단한 선수들과 함께 있다니, 멋지다”고 기뻐했다. 
7회말 1사 1, 3루 상황 다저스 코디 벨린저가 달아나는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1루로 뛰고 있다. /dreamer@osen.co.kr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5회말 헛스윙 삼진으로 한 템포 쉬어간 벨린저는 6-5로 역전한 7회말 1사 1,3루 찬스에서 피츠버그 좌완 불펜 프란시스코 리리아노로 투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으나 3~5구 연속 볼을 골랐다. 이어 6구째 파울 이후 7구째 가운데 몰린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측 라인드라이브로 1타점 쐐기 적시타를 만들었다. 리리아노는 1~6구 모두 바깥쪽 낮은 공을 던지며 조심스럽게 다가갔지만 벨린저의 끈질긴 승부 끝에 실투가 나왔다. 큰 타구보다 빠른 타구로 피츠버그 내야 수비 시프트도 뚫었다. 
이날까지 벨린저는 타율 4할2푼7리 44안타 14홈런 36타점 30득점 94루타 출루율 .500 장타율 .913 OPS 1.413로 이 부문 모두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삼진(14개)보다 볼넷(17개)이 많고, 심지어 도루도 5개 기록했다. 만화 같은 성적이다. 시즌 30경기, 전체 일정의 18.5%를 소화한 시점에서 어마어마한 누적 기록을 쌓으며 역대급 몬스터 시즌을 기대케 한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4월은 2경기가 더 남아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원정. 이미 94루타로 2008년 체이스 어틀리(85루타)가 세운 3~4월 최다 루타 기록을 바꾼 벨린저는 최다 15홈런 신기록에 도전한다. 타점도 1977년 론 세이의 38타점에 2점 차이로 다가섰다. 
경기 후 벨린저는 “어떤 압박감도 없다. 우린 정말 좋은 라인업을 갖고 있다.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누군가가 해낼 것이다. 매일 나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단지 재미있을 뿐이다. 매일 경기 전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벨린저는 상황에 따라 어떤 타격을 해야 할지 알고 있다. 슬라이더를 던지는 좌완 투수에게 홈런을 치는 건 쉽지 않다. 그는 그것을 이해하고 있다. 필드 모든 곳으로 타구를 보내고 있고, 삼진보다 볼넷이 많다”며 지금까지 이렇게 꾸준하게 폭발력을 유지하는 선수는 처음 본다고 칭찬했다.
4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 다저스 벨린저가 추격의 솔로포를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며 디노 에벨 3루 코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dreamer@osen.co.kr
급성장한 벨린저의 맹렬한 질주,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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