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감독의 그라운드 대치. 두 팀의 감독은 무엇에 뿔이 났을까.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팀 간 5차전 맞대결을 펼쳤다.
두산이 9-2로 앞선 8회말. 타자 정수빈이 타석에 들어섰다. 이어 투수 구승민의 직구가 정수빈의 몸쪽으로 향했고, 공은 정수빈의 등에 맞앗다.
![[사진] 두산 김태형 감독(좌)-양상문 감독(우)](https://file.osen.co.kr/article/2019/04/29/201904290143774323_5cc61611b6c70.png)
정수빈이 고통을 호소한 가운데, 김태형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왔다. 이어 정수빈의 상태를 보기 위해 나왔던 롯데 공필성 코치와 구승민에게 무엇인가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나왔다.
김태형 감독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려는 사이 이번에는 양상문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양상문 감독은 1루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김태형 감독에게 강력한 항의를 했다. 결국 양 팀 선수단이 모두 나왔고, 사상 초유의 감독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정수빈은 갈비뼈 골절 진단을 받았다. 두산 관계자는 "등쪽 8번 갈비뼈 골절로 밝혀졌다. 29일 추가로 검사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

- ‘고의 아냐?’ 김태형 감독이 나온 이유
정수빈의 사구에 앞서 7회말 정병곤이 정성종의 150km의 직구에 맞았다. 두 차례의 사구에 두산은 이를 고의로 판단했다. 한 두산 관계자는 "몸쪽 공을 던질 수는 있다. 그러나 정수빈 타석에서는 맞히기 위한 각도였다"고 주장했다.
김태형 감독 역시 고의성을 느껴 그라운드에 나와서 지난해까지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갑내기 공필성 코치에게도 “이렇게 야구할거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부상 위험이 높은 부위에 맞았던 만큼, 김태형 감독으로서도 충분히 항의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롯데는 고의 여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경기 후 양상문 감독은 롯데 홍보팀을 통해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닌 경기 중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항변했다.
- ‘왜 우리 선수에게?’ 양상문 감독이 뿔난 이유
양상문 감독은 자신의 팀 코치와 선수를 향해 거친 말을 하는 모습을 보고 그라운드로 나섰다. 양상문 감독은 “남의 팀 선수에게 왜 뭐라고 하냐”고 항의했다. 양상문 감독 역시 강력하게 항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자신의 코치와 선수를 지키기 위한 방법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공필성 코치에게는 심한 말을 한 것을 맞지만, 구승민에게는 욕설 및 비난을 한적이 없다고 밝혔다. 두산 관계자는 “감독님께서 친구인 공필성 코치에게 아쉬움을 전했다. 이 과정에서 욕설이 들어간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구승민을 향해서는 욕설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가장 크게 문제가 된 ‘투수 같지도 않은 XX’ 등의 이야기는 사실무근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야구나 잘해라’ 등의 말은 ‘이렇게 야구할거냐’의 말이 잘못 전해진 것으로 밝혀졌다.
롯데 측은 "팀 코치와 선수를 향해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감독님께서 나왔다"라며 "구체적인 이야기는 좀 더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공필성 코치와 구승민 선수가 김태형 감독에게 이야기를 들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일단 두 팀 모두 더이상 논란이 확대되지 않기를 원하고 있다. 자칫 구단 간의 감정싸움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 관계자는 “양상문 감독이 화가 난 것도 이해하고 있다. 만약 반대 상황이었도 충분히 우리 쪽에서 화를 냈을 것”이라며 김태형 감독의 뜻을 전했다. 롯데 역시 "정수빈 선수가 빨리 회복하기를 바란다"라고 이야기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