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승부의 교훈?’ 볼넷이 가르는 ‘5강 5약’ 구도[오!쎈 테마]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4.29 17: 01

볼넷의 숫자는 곧 투수력의 지표 중 하나다. 그리고 이 볼넷이 투수력과 팀 성적으로 연결이 되며 순위 판도를 좌우하고 있다. 
KBO리그는 현재 148경기가 치러졌고, 총 1094개의 볼넷이 나왔다. 9이닝 당 볼넷으로 따지자면 3.72개 수준이다. 타고투저가 완화된 지표들이 속속들이 눈에 보이지만 2017년 3.18개, 2018년 3.26개 보다 많아진 수치다. 안타와 장타의 수치는 떨어졌지만 볼넷의 갯수는 급상승했다. 
현재 순위 구도는 ‘5강 5약’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눈여겨 볼 점은 마운드 위에서 피하지 않는 승부를 펼치는 팀들이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하며 ‘5강’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마운드에서 볼넷을 남발하는 팀들은 ‘5약’으로 전락해 있다는 것. 최소 볼넷 5팀은 모두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고,  최다 볼넷 5개 팀은 모두 5할 승률을 밑도는 성적으로 하위권에 줄줄이 포진 해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승부를 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라고도 볼 수 있다. 과감한 정면승부가 투수력과 경기력과 연결되는 것이라고도 풀이할 수 있다. 

최다 볼넷 1위 팀 KIA 타이거즈는 현재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youngrae@osen.co.kr

현재 최소 볼넷 순위는 두산(82개), 키움(90개), LG(92개), SK(99개), NC(100개) 순이다. 두산이 정규시즌 21승10패로 2위에 올라 있고, 키움 역시 18승13패로 5할 이상을 기록 중인 5위에 마크되어 있다. LG도 18승11패로 3위, SK는 20승9패 1무로 1위를 달리고 있다. 5할 이상 팀들 가운데 유일하게 세 자릿수 볼넷인 NC이지만 그래도 18승11패로 LG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시선을 순위표 아래로 내려보면, 볼넷 갯수와 순위표가 거의 일치한다. 최다 볼넷으로 기록을 따지자면 KIA(146개)가 볼넷 최다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고, 그 뒤를 KT(139개), 롯데(134개), 삼성(107개), 한화(105개)를 기록 중이다. KIA와 KT는 볼넷 갯수와 정확히 비례하는 순위표다. 최다 볼넷 1위 KIA가 9승19패1무로 최하위에 올라 있고, KT가 10승21패로 9위에 머물러 있다. 삼성이 10승19패로 8위, 롯데도 11승18패로 7위에 머물러 있다. 그나마 ‘5강권’ 팀들과 볼넷 격차가 적은 한화가 12승16패로 ‘5약’팀 들 중에 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투수들이 타자와 승부를 펼치지 못하면서 볼넷을 내주고 주자들이 쌓이면서 위기를 자초하며 대량 실점을 헌납하다. 덩달아 수비 시간은 길어지며 선수들의 집중력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최다 볼넷 팀들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상위권 팀들은 당연히 그 반대의 상황이 될 것이다.
순위 구도가 생기는 다양한 이유 중 하나겠지만, 결국 투수력, 그 중에서도 볼넷이라는 지표는 순위 구도를 가늠하는 무시 못 할 척도가 됐다. 지도자들이 투수들에게 누누이 강조하는 ‘정면 승부’의 교훈과도 맞닿아 있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