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매치' 언성 히어로, 김신욱 "나는 전북 대표"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9.04.30 05: 41

유니폼이 벗겨졌지만 페널티킥은 선언되지 않았다. VAR 판독을 하면서도 "그대로 갈까요?"라는 주심의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자신의 머리로 날아왔고 헤더를 시도했다. 첫번째 헤더는 빗나갔다. 재차 뛰어 앞에 있던 한승규에게 연결했다. 2번째 헤더 패스를 받은 한승규는 경기를 매조지 했다. 
어벤저스 엔드게임 보다 재미있는 전북극장 최고의 장면이었다. 전북은 서울과 치열한 전개과정을 펼쳤다. 전북이 먼저 골을 넣자 한 명이 퇴장 당한 서울이 후반 43분 만회골을 기록했다. 1-1 무승부로 끝날 것 같던 순간에 김신욱이 빛났다. 주연은 한승규였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한 언성 히어로는 김신욱이었다. 
김신욱은 후반 19분 이동국을 대신해 교체 투입된 이후 줄곧 서울 수비수들과 육탄전을 방불케하는 거친 몸싸움을 이어갔다. 유니폼을 잡아채이고 밀려 넘어지며 연신 그라운드에 나뒹굴면서도 상대 위험지역 한복판에 자리를 잡고 버텼다. 

지난 24일 우라와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리그 4차전서 결승포를 터트렸던 그는 선발이 아니었다.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끝까지 싸웠다. 특히 김신욱은 우라와전 전반 상대가 계속 유니폼을 잡아 당기는 바람에 구멍이 났다. 그의 등번호 9번 위에 구멍이 나 있었다. 상대의 치열한 공격을 당하지만 김신욱은 끝까지 버텼고 승리를 도왔다. 
196cm의 장신 공격수인 김신욱은 잘 해도 비난을 받는다. 전방에서 힘을 쓰지 못한다는 평가다. 팬들의 비난과는 다르게 선수들은 김신욱을 두려워 한다. 높이부터 부담이 크고 몸싸움을 펼치기 때문에 수비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잡아채거나 유니폼을 당기는 수밖에 없다. 
김신욱은 "워낙 많이 이야기를 들어서 크게 상관 없다. 내게 주어진 역할만 제대로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우라와전에서 유니폼에 구멍이 난 것은 몰랐다. 중계를 보신 분들께서 말씀해 주셨다. 등번호 부분이 뜯겼기 때문에 유니폼을 갈아 입어서 그 구멍을 보지는 못했다. 원래 상대가 그렇게 수비하기 때문에 어려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피로가 가시기 전 출전한 서울전도 마찬가지였다. VAR 판독이 이뤄진 상황에서 김신욱은 유니폼이 절반이상 벗겨진 상태였다.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았지만 김신욱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물론 화가 났기 때문에 항의를 한 것은 맞다. 하지만 판정이 다시 내려진 상황에서는 골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만 헀다. 마음 고생이 심했던 (한)승규가 넣어 정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대표팀에 대한 이야기를 묻자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선수를 뽑는 것이 맞다. 나는 전북의 대표 선수다.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 대표팀에 선발되는 것은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 감독님의 결정이기 때문에 고민할 이유가 없다. 그저 전북의 승리를 위해서 집중할 뿐"이라고 대답했다. /10bird@osen.co.kr
[사진] 전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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