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출전하기는 어렵다 ".
KIA 타이거즈의 베테랑 구도가 급격히 바뀌고 있다. KIA는 이범호 김주찬 최형우 나지완의 FA 선수들이 부진에 빠지면서 득점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2017년 우승의 주역들이었지만 2년 만에 노쇠의 기미가 뚜렷해졌다. 김기태 감독은 이들을 신뢰했고 실제로 제몫을 했었다. 그러나 올해 완전히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달라진 것은 수비가 되지 않아 선발라인업에 4명이 동시에 포진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작년까지는 이범호가 3루 주전을 맡았고 김주찬이 1루, 최형우가 좌익수, 나지완이 지명타자로 뛰었다. 올해는 이범호가 허벅지 부상으로 3루 자리를 내놓았다. 최형우, 김주찬도 수비에서 몸놀림이 둔해지며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붙박이 4번타자로 나서는 최형우을 지명타자로 기용하고 나머지 3명이 벤치에서 대기하는 상황도 빚어졌다. 사실상 4명의 베테랑들이 지명타자로 몰리는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결국 세월의 무게에 4명의 황금구도가 급속하게 깨졌다. 김기태 감독의 용병술에도 변화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들이 공격력이 좋을때는 모두 기용하는 공격라인업을 내세웠다.실제로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제는 공격과 수비력이 동시에 떨어지면서 투수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찾아왔다. 실제로 KIA는 최근 수비력 위주의 라인업을 내세우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기본적으로 이범호와 나지완은 벤치에서 시작하고 있다.
김 감독은 "언젠가는 4명의 선수들에게 (나이 때문에) 힘든 시기가 올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처럼 동반 부진이 빨리 올줄을 몰랐다. 이제는 4명이 함께 출전하기는 어렵다. 이들이 공격이 안되면 수비력을 우선하는 라인업을 짜야한다. 베테랑 선수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은 세대교체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말이었다. 김 감독은 이들이 부진하자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퓨처스리그에서 눈에 띄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베테랑들은 이제는 생존경쟁을 벌여야 하는 엄혹한 시기가 찾아왔다. 그만큼 시간은 시나브로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