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위기였지만 결과는 달랐다.
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는 삼성 베테랑 윤성환(38)과 KIA 고졸루키 김기훈(19)의 선발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결과는 윤성환의 완승이었다. 김기훈은 최악의 투구를 했고 윤성환은 능구렁이 피칭으로 최소 실점으로 막았다. 경기결과도 10-2 승리였다.
김기훈은 첫 걸음부터 힘겨웠다. 1사후 김상수에게 3유간을 빠지는 안타를 맞았다. 구자욱을 삼진으로 잡았으나 이원석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강민호에게 걸려들어 3점 홈런을 내주었다.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던진 직구가 밋밋하게 몸쪽 높은 코스로 들어갔다.

2회 1사 1,3루 위기에서 김상수를 1루 파울뜬공으로 처리했으나 구자욱 타석에서 2루 도루를 저지하러 던진 송구가 비켜가며 실점했다. 3회는 이원석 좌전안타, 강민호 좌익수 옆 2루타를 맞고 최영진에게 좌전적시타를 내주고 또 실점했다. 4회 첫 타자 박해민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고 강판했다.
다음투수 장지수가 점수를 내주어 7실점으로 불어났다. 김기훈은 위기만 되면 번번히 실점을 하는 모습이었다. 포수와의 호흡도 맞지 않았지만 완급투구가 되지 않았다. 마운드에서 서둘렀고 스트라이크를 던지기 바빴다. 변화구도 덜 다듬어졌다. 그러나 삼성의 윤성환은 베테랑의 풍모를 여실하게 보여주었다.
1회는 한 점을 내주고 2사 만루위기에 봉착했으나 대졸 신인 오선우를 선 채로 삼진으로 처리했다. 2회도 선두타자 박찬호를 안타로 내보내고도 후속 세 타자를 가볍게 제압했다. 3회도 볼넷과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 세 타자를 막았다. 4회는 1사 1루에서 이명기를 병살로 유도했다. 5회도 3안타를 맞고 1실점했지만 2사 1,2루에서 오선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윤성환은 5회까지 9안타 2볼넷을 내주었다. 투구수도 100개가 넘었다. 김기훈은 3회까지 9안타 2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윤성환은 버텼다. 정교한 제구력과 느린 커브, 슬라이더를 적절히 엮어 위기에서 무너지지 않았다. 차분하고 침착한 마운드 운용이 돋보였다. 5이닝에 그쳤지만 윤성환은 고졸루키 김기훈에게 투수에게 무엇이 중요한가를 가르쳐주었다.
윤성환은 경기후 "시즌 첫 승이고 통산 128번째 승리이다. 승리를 거두는 것은 언제나 기쁘다. 오늘은 팀의 연패를 끊어 가장 기쁘다. 다음 등판도 잘 준비해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