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인턴기자] LA 다저스 류현진이 팔색조 투구의 정석을 보여줬다.
류현진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8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승리 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은 2.55로 내렸다.
매디슨 범가너와 통산 9번째 선발 맞대결을 맞는 류현진은 1회말부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선두타자 스티븐 더가에게 안타를 맞은데 이어 테일러 오스틴에게 2루타를 허용해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브랜든 벨트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선취점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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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회 이후에는 안타 2개 만을 허용하며 8회까지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을 틀어막았다.
이날 경기에서는 류현진의 주무기 중 하나인 커터가 좋지 않았다. 류현진이 허용한 안타 4개 중 2개가 커터를 맞아 내준 안타였다. 1회에는 오스틴에게 시속 88.5마일(142.4km) 낮은 커터를 던졌다가 2루타를 맞았다. 6회에는 더가에게 바깥쪽 87.5마일(140.8km) 커터를 던졌다가 안타를 내줬다.
또 류현진다운 제구가 잘되지 않았다. 류현진은 커터를 스트라이크 존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걸치게 던지며 카운트를 잡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15개의 커터 중에서 루킹 스트라이크를 잡은 것은 한 번 밖에 없었고 타자들이 볼로 골라낸 것은 7번이었다. 헛스윙 역시 단 한 차례도 끌어내지 못했다.
류현진은 주무기가 좋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이를 극복하며 팔색조 투구의 강점을 여지 없이 보여줬다. 포심, 투심, 커터, 체인지업, 커브까지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는 류현진은 한두가지 구종이 좋지 않아도 이를 다른 구종으로 보완할 수 있다.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이 그랬다.
커터가 좋지 않자 류현진은 포심, 투심 등 직구 계열 구종의 비율을 높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이 포심·투심 비율은 43.7%였다. 이날 경기에서는 이 비율을 53.3%까지 끌어올렸다. 반대로 커터의 비율은 21.3%에서 14.0%로 낮췄다.
구속은 최고 92.7마일(149.2km)로 특별히 빠르지는 않았지만 스트라이크 존의 외곽을 구석구석 찌르며 포심과 투심으로만 아웃카운트 12개를 잡아냈다. 포심으로는 삼진 3개, 땅볼 1개, 뜬공 4개를 잡았고 투심으로는 땅볼 4개를 유도했다.
체인지업과 커브도 위력적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활용하며 아웃카운트 9개를 챙겼다. 삼진은 3개를 잡았고 땅볼 3개와 뜬공 3개를 유도했다. 커브는 결정구로 쓰이지는 않았지만 카운트를 잡는 구종으로 활용했다. 이날 던진 9개의 커브 중 6개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류현진은 이날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아도 위력적인 투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오히려 평소보다 더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류현진이 8이닝을 소화한 것은 2013년 9월 1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처음이다. 시즌 종료 후 FA를 앞두고 있는 류현진이 앞으로 어떤 투구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