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들' 문소리, 박형식을 비롯해 배우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흥행을 기원했다.
2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배심원들'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문소리, 박형식, 백수장, 김미경, 윤경호, 조한철, 조수향과 연출을 맡은 홍승완 감독이 참석했다.
'배심원들'(각본감독 홍승완, 제공배급 CGV아트하우스, 제작 반짝반짝영화사)은 2008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홍승완 감독은 "영화의 반전은 실화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영화에 나오는 사건은 2008년에 국민 참여 재판이 처음 열렸을 때, 서울중앙지법에서 의미있는 판결이 있었는데 그걸 모티브로 해서 많이 각색했다. 그 과정에서 실화와 멀어지게 각색했다. 실화와 비슷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문소리는 영화에서 강한 신념을 지녔고, 법과 원칙에 따라 판결하는 판사 김준겸을 맡아 열연했다. 사건 기록을 통째로 외워버릴 정도로 일에 열정적이고 18년간 내리 형사부를 전담했을 만큼 강단과 실력은 그 누구 못지않다. 사법부의 우려와 찬반으로 나뉜 여론으로 들끓는 대한민국 첫 국민참여재판의 재판장을 맡은 후, 어떤 상황에서도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는 신념 하나로, 재판을 진행하려고 한다. 그러나 배심원과 함께하는 재판은 처음인데다 모든 상황이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아서 위기를 겪는 인물이다.
'배심원들'에 대해 문소리는 "여러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서, 무언가 작지만 승리감을 주는 시나리오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촬영 과정에도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팀플레이를 하는구나' 싶더라. 팀워크가 주는 행복감, 그 과정의 즐거움, 만족감이 컸던 영화다. 그 메시지를 담은 영화라서 촬영의 과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어려움을 느꼈다는 문소리는 "모든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쉽다' '별 어려움이 없겠다'고 예상되는 캐릭터는 없다. 늘 작품에 임할 땐 '이건 어떻게 해야하나' 싶다. 마음의 어려움은 작아지지 않는다. 판사 김준겸은 완성된 영화에서 개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많이 편집됐는데, 대한민국 사법부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법을 모르는 배심원들과 반대의 지점에 있는 사람이다. 동시에 사법부 안에서는 법대 출신이 아닌 비법대 출신으로, 형사부만 18년 동안 담당했을 만큼, 기득권을 위해 걸어온 인물은 아니다. 단지 사람들이 꺼려하는 형사부에서 죄를 심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판사로서 자긍심으로 버텨온 인물이다. 그러나 배심원들이 보기에는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인물로 보일 수도 있다"며 캐릭터를 소개했다.
이어 "이런 미묘한 지점들을 김준겸 개인사로 영화 안에서 풀 수도 없는데, '내가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싶었다. 여성 판사로서 받는 압박, 첫 국민참여재판이기 때문에 뒤에서 오는 압박 등 강단과 소신 있게 재판을 해나가는 면도 힘들었다. 이것을 연기력으로 표현하기는 더 어려웠다. 그래서 표현 자체를 다 안으로 넣어서 표현하지 말고, 그것이 조금씩 스며서 나오도록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안으로 깊게 넣어서 베어 나오게 해보자, 관객들에게 다가가게 해야겠다 싶었다. 실제로 많은 판사 분들을 만나고 판결문을 읽으면서 참고했다. 실제 재판도 보면서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배심원들'에서 포기를 모르는 청년 창업가 8번 배심원 권남우 역으로 분한 박형식은 끈질긴 질문과 문제 제기로 재판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물론, 재판장과 동료 배심원의 눈총을 받으면서도 의심의 여지가 사라질 때까지 되묻기를 반복하는 엉뚱한 매력을 발산한다. 드라마 '상속자들', '힘쎈여자 도봉순', '슈츠'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를 통해 탄탄한 연기력과 매력을 인정받은 박형식은 '배심원들'을 통해 첫 상업영화에 데뷔한다.
박형식은 '배심원들'을 마지막으로 오는 6월 10일 입대한다. 소속사 측은 "올해 초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헌병대에 지원해 지난 4월 26일 최종 합격 통지를 받았다"고 알렸다.
박형식은 "첫 상업영화이고 긴장도 많이 했는데,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술술 읽혔다. 그 안에서 배심원들과의 관계도 재밌었다. 권남우는 호기심도 많고 궁금한 것도 못 참고, 한번 하면 끝을 봐야하는 성격이라서 나랑 비슷한 점도 많았다. 그래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입대를 앞둔 그는 "입대 전 작품이라고 해서 관객들에게 어떻게 남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은 없다. '배심원들'을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고, 영화 속의 따뜻한 메시지를 좋게 봐주시고 행복감을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것이 바람이다"며 미소를 지었다.
조한철은 "박형식 군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을 하게 돼 영광이다. 박형식 군의 간식차가 영원히 잊지 못할 에피소드"라고 했고, 문소리는 "박형식의 팬 분들이 현장에 간식차를 많이 보내줘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거들었다. 이에 박형식은 "덕분에 사랑 받으면서 촬영했다"며 팬들에게 고마워했다.
'배심원들'을 찍기 전 법정 드라마 '슈츠'를 찍은 박형식은 "그 드라마에서 천재 변호사를 연기했는데, 영화 촬영할 때 법정 용어를 다 알아들었다. '어! 이거 알아 들으면 안되는데' 싶었다.(웃음) 이번에 힘을 빼는 작업을 하면서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고, 선배님과 연기 하면서 많은 조언을 들었다. 더 많이 배우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배운 것 같다"고 했다.

백수장은 늦깍이 법대생이자 1번 배심원 윤그림, 김미경은 의욕만큼은 20대인 요양보호사 2번 배심원 양춘옥, 윤경호는 재판보다 일당이 우선인 무명배우 3번 배심원 조진식, 조한철은 까칠한 합리주의자인 대기업 비서실장 5번 배심원 최영재, 조수향은 돌직구 막내 취준생이자 7번 배심원 오수정을 각각 맡았다.
백수장은 "감독님과 미팅을 통해서 선택을 받았는데, 평소 존경하는 선배님들이 포진돼 있어서 너무 설렜다"며 좋은 작품에 참여한 것을 기쁘게 생각했고, 김미경은 "배심원들을 통해서 배우로서 처음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도전해보고 싶고, 다시 소녀가 되고 싶더라. 좋은 배우들과 함께해서 좋았다"고 했다. 조수향은 "선배님과 함께 같이 작업해서 의지가 됐다. 앞으로 이런 작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한테는 너무 좋았던 현장이었다. 이 자리를 빌려 선배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결말 부분에 대해 홍승완 감독은 "내가 보고 싶은 결말을 넣었다. 우리나라는 배심원 제도가 기속력이 없다. '배심원들'이 무죄라고 해도 따를지 말지 판사가 결정한다. 그럼에도 배심원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로 인해 판사가 판결문을 쓰다가, 마지막에 사건 기록을 넘기면서 한번 더 생각해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더라. 결국,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처음 법관이 됐을 때 처음 새긴 문구를 보고 초심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최선을 다해서 이뤄낸 선고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답했다.
문소리는 "촬영하면서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이 있느냐? 가능하냐?'고 물어봤다. 감독님이 이런 똑같은 케이스는 없었지만, 1심 판결과 2심 판결이 완전히 다른 540건의 판결문을 참조했다고 하더라. 재판 결과가 이렇게 바뀔 수 있구나 싶었다. 그런 것들에 대해 얘기를 들으면서 우리 영화 재판 하나에 다 녹여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형식은 "첫 상업영화를 찍으면서 행복했다. 입대 전 정말 웃으면서 들어갈 수 있게, 입소문을 많이 내주시면 좋겠다"며 바람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고, 문소리는 "형식이가 울면서 들어가길 원치 않는다. 우리 형식이가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나.(웃음) 웃으면서 들어가야 하는데 어깨가 무겁다. 정말 좋은 마음, 같이 재밌게 얘기해보자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이런 한국 영화도 오랜만이다. 관객 분들의 사랑과 응원이 절실하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배심원들'은 오는 5월 15일 개봉한다./hsjssu@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