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차량 결함 논란을 빋은 만트럭버스코리아가 어느 정도 사태를 수습하고 독일 본사 차원의 신뢰 회복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독일 본사에서 요아킴 드리스(Joachim Drees) 회장이 방한해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고 주요 부품의 7년/100만 km 무상보증 연장이라는 선물 보따리도 풀어 놓았다.
지난해 만트럭은 국내에 판매 된 일부 차량에서 엔진에 녹이 슬거나, 주행 중 변속기(기어)가 갑자기 중립으로 바뀌는 문제가 생겨 분쟁에 휘말렸다. 피해 차주들과 갈등 국면으로 치닫다가 최근 리콜과 보상이라는 수순으로 해결 기미를 보이고 있다. 어떤 사태가 해결 되면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갈등 국면에서 흔들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드리스 회장이 한국을 찾아 피해 당사자들과 대면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갈등 종결을 선언해야 하고, 향후 한국 시장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해야 한다. 그 절차로 요아킴 드리스 회장은 2일 오전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한국 미디어를 상대로 간담회도 열었다.

요지는 크게 셋이다. 작년의 결함 사태를 원만히 해결했으며, 유로6 엔진 탑재한 트럭 모델 대상 엔진 관련 주요 부품 무상보증을 7년/100만 km로 연장할 것이며,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는 물론이고 대체연료와 전동화, 자율주행 같은 미래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드리스 회장은 이 같은 약속을 제시하며 “한국 사장의 중요도를 감안해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위로도 잊지 않았다.
만트럭버스그룹(MAN Truck & Bus SE)의 한국법인인 만트럭버스코리아가 마련한 기자 간담회에는 드리스 회장뿐 아니라 고란 뉘베르(Göran Nyberg) 세일즈 및 마케팅 담당 부회장도 자리하고 있었다.

결국, 본사 경영진의 통 큰 결정으로 막스 버거(Max Burger) 만트럭버스코리아 사장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형식이 펼쳐졌다. 그 실천이 유로6 엔진이 장착된 트럭 모델들의 엔진 주요 부품에 대한 7년/100만 km 무상보증 연장안이다.
보증 연장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만트럭버스의 유지보수 프로그램인 ‘프로핏 체크’에 가입해야 한다. ‘프로핏 체크’ 프로그램은 차량을 최적의 상태로 관리하기 위한 정기적인 유지보수 서비스를 보다 매력적인 가격 조건으로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프로핏 체크’ 프로그램은 무료가 아니다. 차량 구매자가 어느 수준의 금액을 부담하고, 부담 방식은 어떤 형식으로 할 지는 좀더 상세한 내역이 나와야 한다.
막스 버거 만트럭버스코리아 사장은 “피해 차량의 차주들과 수차례 논의를 거쳐 나온 방안이다. 리콜을 통해 제기 된 문제들이 해결 됐지만 피해 차주들이 여전히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7년/100만 km 무상보증 연장은 그들의 요구를 충분히 감안해 도출 된 해결책이다”고 말했다.
요아킴 드리스 회장은 일련의 사태에 대한 사과 메시지도 전했다. “어제 열린 세종 서비스센터 오픈 행사에서 고객분들에게도 말씀 드렸지만 다시 한번 불편함을 겪고 있는 한국의 고객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한국은 만트럭버스의 글로벌 7대 전략시장 중 하나로, 비유럽국가로서는 유일하게 핵심시장으로 선정된 국가다. 한국 시장에서 장기적 성공을 위해서 고객 중심의 혁신을 구현해 나갈 것이며, 무상 보증 연장 결정이 그 시작”이라고 밝혔다.
고란 뉘베르 부회장은 “지난해 일부 고객들이 MAN 트럭의 품질 이슈를 제기한 것을 잘 알고 있다. 본사의 핵심부서들이 태스크포스 팀을 구성해 이슈에 대한 철저한 원인 분석을 했으며, 완벽한 해법 마련에 다소 시간이 소요됐지만 지금은 완벽한 해결책을 마련했다”라며 “이에 한국 고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엔진 관련 주요 부품에 대한 무상보증을 7년/100만 km로 연장키로 했다. 이는 MAN 트럭의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결정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뉘베르 부회장은 이 날 발표에서 MAN의 유로6 제품들이 유럽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얻으면서 MAN의 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해 10만대 판매를 달성했으며, 올해 3월 독일 내 트럭 시장에서 최초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도 알렸다. 품질에 대한 충분한 자신감으로 무상보증 연장안을 기꺼이 내놓을 수 있었다는 뉘앙스였다.

향후 대책은 서비스 역량 확충이었다. 만트럭버스코리아는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 했다. 만트럭버스코리아는 2017년 용인 본사 및 직영 서비스센터, 평택 PDI 센터 확장 등 대규모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으며, 5월 1일에는 세종시에 두번째 직영 서비스센터를 개설했다.
세종 서비스센터는 총 2,600평의 넓은 부지에 5개의 더블 워크베이를 설치해 총 10대의 차량을 동시에 작업할 수 있으며, 중부권 서비스 강화의 전략지점이 된다.
요아킴 드리스 회장은 상용차 대표 브랜드로서 미래 이동수단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만트럭버스는 상용차 시장의 글로벌 리더로서 미래 상용차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를 대폭 늘려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상용차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친환경 모빌리티 구현을 위한 대체연료에 대한 투자와 상용차에 특화된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앞서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리스 회장은 “MAN은 순수 전기 밴인 eTGE를 지난해 출시한데 이어, 장거리 운송용 중대형 전기 트럭인 eTGM 9대를 오스트리아에서 시범운행하고 있다. eTGM은 2022년 이후 상용생산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전기버스의 경우 2020년부터 본격 판매가 개시될 것”이라고 밝히며 “한국 내 수요를 면밀히 분석해 소형 전기 밴인 eTGE와 전기버스의 한국 출시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드리스 회장은 대표적 대중교통 수단으로서 친환경 효과가 큰 전기버스의 국내 출시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요아킴 드리스 회장은 “한국은 유럽시장과는 시장환경이 다른만큼 한국 고객들의 다양한 의견을 본사 차원에서 경청하고 있다. 이번 방한 기간에도 한국 고객과의 의미 있는 만남을 가졌다”라고 밝히며 “만트럭버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충성도 높은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본사 차원에서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