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시즌 보냈는데...무관 위기 놓인 리버풀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9.05.03 05: 02

있는 힘껏 시즌의 끝자락까지 달려왔지만 한 걸음이 모자라 무관 위기다.
리버풀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노우서 열린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 원정 경기서 바르셀로나에 0-3 완패를 당했다. 원정 득점 없이 3골 차 완패를 당한 리버풀은 오는 8일 펼쳐지는 홈 2차전서 큰 부담감을 떠안게 됐다. UCL 무대는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을 적용한다. 리버풀이 안방서 3골을 넣는 기적을 만들어도 1골이라도 허용하면 바르셀로나에 결승행 티켓을 내줘야 한다.
리버풀은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도 빈손으로 마칠 수 있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에 놓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도 녹록지 않다. 맨체스터 시티에 승점 1 뒤진 2위다. 남은 기회가 2경기 뿐이라 추격이 쉽지 않다. 리버풀은 리그 7연승 중이지만 맨시티는 한 수 위다. 무려 리그 12연승을 구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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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은 오는 5일 뉴캐슬 유나이티드(13위) 원정길에 오른다. 12일엔 울버햄튼 원더러스(7위)를 안방으로 초대한다. 맨시티는 7일 홈에서 레스터 시티(8위)와 격돌한 뒤 12일 잔류 마지노선(17위)에 있는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원정 경기를 벌인다.
누가 우승해도 이상할 게 없는 시즌이다. 리버풀은 36경기서 단 1패만 당했다. 28승 7무를 거두며 승점 91을 쌓았다. 맨시티는 30승 2무 4패(승점 92)다. 두 팀의 득-실점도 압도적이다. 맨시티가 최다득점 1위(90골), 최소실점 2위(22실점)이고, 리버풀은 최다득점 2위(84골), 최소실점 1위(20실점)다.
리버풀로서는 최근 맨시티전 패배가 뼈아팠다. 올해 초 맨시티 원정서 1-2 분패를 당했다. 후반 중반까지 1-1로 팽팽히 맞섰지만 27분 르로이 사네에게 결승골을 헌납했다. 리버풀은 지난해 10월 안방서도 맨시티와 0-0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가정이지만 2경기 중 1경기만 이겼더라도 우승 향방은 바뀌었을 것이다.
아직 끝은 아니다. 산술적으로 두 대회 모두 리버풀의 역전 우승이 가능하다. 현실적으로 우승컵 1개만 가져와도 충분히 성공적인 시즌이라 평가받을 만하다. 리버풀은 1990년 우승 이후 EPL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29년 만의 패권 탈환에 도전하고 있다. UCL에선 2005년 이스탄불의 기적 이후 14년간 정상과 연을 맺지 못했다.
리버풀의 수비핵인 버질 반 다이크는 DAZN과 인터뷰서 “우린 무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고, 우승하기 위해 노력할 테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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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리버풀의 경쟁자들이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는 유럽 명가들이다. 바르셀로나는 일찌감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확정지었다.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결승에도 올라 2015년 이후 4년 만에 트레블(3관왕)을 노리고 있다. 맨시티도 3관왕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미 카라바오컵(잉글랜드 리그컵) 정상을 차지했고, FA(잉글랜드축구협회)컵 결승에도 진출해 있다.
반 다이크는 “세계 최고의 팀 중 한 팀과 맞서 경기하는 우리가 자랑스럽다”며 “우린 두 대회서 모두 경쟁하고 있다. 많은 팀들이 우리 위치에 있고 싶어할 것”이라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리버풀은 14년 전 이스탄불의 기적을 꿈꾸고 있다. 리버풀은 UCL 결승전서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승부를 펼쳤다. AC밀란에 전반 3골을 내주고도 후반 3골을 몰아치며 기어코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승부차기 끝에 빅 이어(UCL 우승컵)를 품으며 각본 없는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반 다이크는 “축구에 불가능이란 없다.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며 기적 재현을 바랐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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