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이 된 전주국제영화제가 개막식을 열고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2일 오후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Jeonju IFF)가 전주 돔에서 개막식을 열고 열흘간의 영화 축제를 알렸다.
상업성과 예술성 사이의 긴장관계를 만들어 내는 프로그램으로 독자적인 정체성을 이어왔던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로 20회를 맞았고, '영화, 표현의 해방구'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53개국 275편(장편 201편, 단편 74편)의 작품과 2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오후 6시에는 레드카펫 행사가 열렸고, 개막식 사회자 최원영, 한예리가 등장했다. 이어 뉴트로 전주 섹션 상영작인 정형석 감독의 '앙상블' 배우 김승수, 서윤아, 이천희, 김정화가 뒤를 이었고, 영화 '리메인' 이지연, 하준, 김영재, '굿바이 썸머' 김보라, 정제원, '뎀프시롤' 혜리, '옹알스' 차인표 감독 및 출연진, '죽도 서핑 다이어리' 전혜빈, 정태우, 박호산, '어린 의뢰인' 장규성 감독, '와이키키 브라더스' 박해일, '국도극장' 이동휘, '아무도 없는 곳' 연우진, 이주영, 윤혜리, 배우 류수영 등이 레드카펫을 빛냈다.
이 외에도 세계 각국의 영화인들이 레드카펫을 밟았고, 해외 초청 인사들이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오후 7시부터는 배우 최원영과 한예리의 사회로 전주 돔에서 본격적인 개막식이 진행됐고, 김승수 조직위원장의 개막 선언을 했다.
김승수 조직위원장은 "전주에 영화제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벌써 20회가 됐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은 매 순간이 도전이다. 도전은 두려움을 동반한다.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은 더 큰 용기가 필요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반드시 지킬 것은 지킨다. 독립이라는 정체성을 올곧게 지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음악감독 모그가 이끄는 밴드의 축하공연이 펼쳐졌다. 이충직 집행위원장의 각 경쟁 섹션별 심사위원 소개를 비롯해 개막작 감독 클라우디오 지오바네시의 무대인사 등이 마련됐다.
이번 개막작은 10대 소년들이 갱으로 변모하는 과정 속에서 인간의 성장과 변화에 대한 성찰을 담아낸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다. 이탈리아 출신 클라우디오 지오바네시 감독이 연출했다. 폐막식 사회는 소이현, 인교진 부부가 MC를 맡으며, 기 나티브 감독의 '스킨'이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전주국제영화제는 20년 역사에 기록된 감독들의 신작을 상영하는 20주년 기념 섹션 '뉴트로 전주'는 낯설지만 빛나는 영화를 발견해내고 재능 있는 영화작가와 연대해온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을 이해할 수 있는 섹션이다.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해 20세기, 21세기 영화를 전주만의 시선으로 모아 선보이는 ‘백 년 동안의 한국영화’도 눈여겨 볼만 하다. '혈맥' 김수용 감독부터 '복수는 나의 것' 박찬욱 감독까지 한국영화 감독들을 대거 초청해서 어느 때보다 풍성한 라인업의 시네마 클래스를 구성했다.
올해는 다큐멘터리의 약진도 기대된다.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의 이야기를 담은 '이타미 준의 바다'를 비롯해, 4대강 사업의 민낯을 보여주는 김병기 감독의 '삽질'과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폭로한 김복동 선생의 '김복동', 그리고 정우성이 내레이션 한 '침묵의 장벽'은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일어나고 있는 난민장벽 문제를 다루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2016년 '자백', 2017년 '노무현입니다' 등 여러 해 동안 독보적인 다큐멘터리를 발굴했던 전주의 명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한국경쟁에 '배우상'을 신설해 독립영화 제작환경에서 열과 성으로 활동해 온 배우들에게 응원을 더한다. 한화 500만 원의 상금과 트로피를 수여한다. 여기에 심사위원특별상 시상금을 늘려 수준 높은 경쟁작을 유치하고 국제영화제로서 위상을 높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는 2일부터 11일까지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 거리, 팔복예술공장 등에서 열린다./hsjssu@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