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물 넘어선 얼음물’ SK 추격 분위기 망쳐버린 주루미스 [오!쎈 승부처]
OSEN 허행운 기자
발행 2019.05.02 22: 35

[OSEN=인천, 허행운 인턴기자] 경기장에 있는 모두가 당황스러웠다.
SK 와이번스는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의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시즌 6번째 맞대결에서 8-10으로 안타까운 역전 패배를 당했다.
경기 초반 두 팀은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먼저 앞서간 쪽은 키움이었지만 이날은 SK의 공격력도 만만치 않았다. 주장 이재원의 2타점 적시타와 3번 타자 최정의 결정적인 만루홈런으로 키움 선발 이승호를 맹폭하며 SK가 흐름을 잡는 듯 했다. 하지만 키움 타선이 ‘선발 전원 안타’ 기록과 함께 무서운 공격력을 뽐내며 순식간에 동점과 역전을 만들어내며 10-7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8회말 1사 1,2루 SK 최정의 플라이때 1루 주자 김재현이 2루에서 아웃된 후 아쉬워하고 있다. /pjmpp@osen.co.kr

눈 깜짝할 사이에 4점의 리드를 내준 SK였지만, 이닝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희망의 끈은 끊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찬스는 8회말 SK를 찾아왔다.
선두타자 김성현이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대타 고종욱이 땅볼에 그쳤으나 두 번째 대타 나주환이 후속타로 찬스를 이어주면서 장작을 모아 기름을 붓기 시작했다. 이후 2번 타자 한동민이 내야 안타로 기어코 추격의 1점을 뽑아내면서 SK는 불을 붙히는데 성공했다.
SK행복드림구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1사 1,2루에서 타석에 등장한 선수가 이날 만루홈런을 기록했던 중심타자 최정이었기 때문. 이에 맞서 키움은 조상우 카드로 맞섰다. 조상우의 초구 155km 직구를 기다렸다는듯 최정은 풀스윙을 가져갔지만 아쉽게도 공은 더이상 뻗지 않으면서 중견수에게 잡혔다.
‘찬물을 넘어선 얼음물’은 바로 여기서 나왔다. 타구는 중견수에게 잡혔지만 SK주자들은 1아웃이었기 때문에 향후 플레이를 준비 중이었고 공이 잡히는 순간 2루 주자 나주환이 태그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여기서 모두를 당황케 한 것은 1루에 대주자로 들어간 김재현의 주루였다.
나주환 뿐 아니라 김재현이 1루에서 태그업 플레이를 시도했다. 그라운드에 있는 모두가 의아했을 정도로, 김재현은 2루에서 여유있게 아웃 당했다. 그렇게 SK는 더블플레이로 이 소중한 기회를 허공에 날려버렸고 1루 덕아웃과 관중석에서 뜨겁게 피어오르던 추격의 불씨는 한순간에 꺼져버렸다.
성공했다면 2사 2,3루 상황이 됨으로써 안타 한 방으로 동점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라는 다소 민망한 변명을 붙여줄 수는 있다. 하지만 명백한 과욕이었다. 완벽한 판단미스에 의한 본헤드 플레이가 나오면서 SK는 스스로 무너졌고, 결국 키움에게 위닝시리즈를 선물하게 됐다. /luck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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