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박진형은 고통에 더 이상 나약해지지 않았고 자신에게 온 시련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극복했다.방황을 끝내고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로 다시 돌아가길 꿈꾸고 있다.
박진형은 지난 1년 간 어깨 부상으로 자취를 감쳤다. 지난해 4월 말, 마지막 1군 등판을 끝으로 실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어깨 통증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심했고, 그 여파로 1군 대신 재활군에서만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박진형은 1년 여의 재활을 끝내고 다시금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1일, 박진형은 1년 만에 실전 마운드에 올랐다. 3군 소속으로 동의대와의 연습 경기에 등판해 1이닝 12구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어깨 부상 이후 첫 실전 등판을 마쳤다. 최고 구속은 142km까지 나왔고 평균 구속은 137~8km를 유지했다.

구속 자체는 최상의 몸 컨디션일 때와는 차이가 있었지만, 긴 시간을 재활로 버틴 뒤 치른 첫 실전 등판을 했다는 것 자체가 구단과 박진형 모두에게 큰 의미였다. 박진형은 “지금은 공 던지고 나서 후유증도 없다.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는데, 공을 더 던지고 싶었다”면서 “구속은 더 올라와야겠지만 변화구 컨트롤 등 감은 떨어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하며 첫 실전 등판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까지는 통증에 시달리며 제대로 된 재활을 하지 못했지만, 올해 2월부터 시작한 ITP(단계별 투구 프로그램)을 한 번의 멈춤 없이 쾌속으로 진행했다. 강영식 재활군 코치는 “ITP 동안 통증이 한 번도 없었다. 어깨 쪽 근육을 많이 키우면서 몸이 좋아졌고, 근력도 많이 좋아졌다”며 박진형의 성공적인 재활 과정을 전했다.
다만, 지금 이 시점까지 돌아오기까지 박진형은 시간이 다소 걸렸다. 사실 그는 지난해 부상 이후 끝없이 방황했다. 통증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고 또래들이 경기를 뛰고 있는 가운데 자신만 뒤쳐지고 있다는 사실이 그를 더욱 힘들게 했다. 그는 “사실 지난해 재활 기간은 너무 힘들었다. 공을 던지고 나면 아팠고, 어깨가 아파서 웨이트 트레이닝도 제대로 못했다. 불안한 것도 많았고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방황을 많이 했고, 운동도 소홀히 한 것이 사실”고 지난해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전했다.
그러나 자신이 지금 겪고 이는 고통과 아픔을 외면하려고 하지 않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의 SNS 메신저 배경화면을 장식하고 있는 문구가 그의 다짐이자 목표다. 어린시절 전신 3도 화상을 입는 등의 역경을 딛고 성장한 존 오리어리의 에세이, ‘온 파이어’의 한 구절인 ‘인생에 진짜 주인이 된다는 건 행복만이 아니라 시련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인생을 사는 거라고’라는 구절을 마음 속에 새기며 마음을 다잡았다.
![[사진] 롯데 박진형 SNS 메신저 프로필 배경화면 캡처.](https://file.osen.co.kr/article/2019/05/03/201905030256774590_5ccb319a0a5e7_1024x.jpeg)
그는 “시련이 있어도 즐길 수 있어야 자기 인생을 사는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다가왔던 시련도 받아들이기로 했고, 그 때부터 내 마음도 편해졌다”면서 “그래서 운동도 열심히 했다. 어깨 보강 운동을 많이 했고, 운동을 해야 통증도 가라앉는다는 것을 느끼면서 비시즌 정말 열심히 운동을 했다”고 강조했다.
다시금 마음을 다잡으면서 당초 예정됐던 사회복무요원 입대 계획도 스스로 철회했다. “대기자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사회복무요원으로 빠져서 쉰다고 괜찮아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운동이나 재활을 체계적으로 해야 어깨도 괜찮아지는 것이다”며 “몸을 만들어서 가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일단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는 게 박진형의 진심이었다.
이제 재활의 마지막 단계, 이번 주 내로 퓨처스리그 등판도 가질 전망이다. 구속과 구위의 회복 여부에 따라 5월 말, 늦어도 6월 쯤에는 1군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그는 자신의 재활 과정에서 끊임없이 신경을 써준 주위의 인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윤여훈 코치님, 강영식 코치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특히 강영식 코치님이 비시즌 동안 정말 신경을 많이 써주시고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큰 힘이 됐다. 재활군 코치님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아파서 재활군에 있는데도 팬 분들이 많이 찾아와주셔서 응원도 해주셨다. 많이 감사드린다”면서 “그동안 형들에게도 연락을 많이 못 드렸다. 팀의 불펜진이 많이 힘든 상황인 것을 잘 안다. 몸을 빨리 잘 만들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 뿐이다”고 말하며 복귀 의지를 더욱 불태웟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