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두산 감독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사구에 가슴이 철렁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1일 한화전에서 손에 사구를 맞고 쓰러졌다. 큰 부상이 우려됐으나 다행히 단순 타박상으로 2일 한화전에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김 감독을 비롯한 두산 관계자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가뜩이나 정수빈의 사구 이탈로 전력이 약해져 홈런, 타점 선두권인 페르난데스마저 부상으로 쓰러졌다면 큰 공백이 생겼을 터.
3일 김 감독은 잠실구장에서 LG전을 앞두고 "페르난데스가 손이 나가다가 뒤로 피하면서 맞아서 충격이 덜 한 것 같다"고 안도하며 "원래 타격 스타일이 손이 앞으로 많이 나가서 기다리는 스타일이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에는 타자들의 사구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손에도 보호장구를 착용하기도 한다. 이 얘기를 들은 김 감독은 "선수가 필요하다면 얼른 사줘야지, 돈이 얼마나 필요해도 사줄 수 있다"고 말했다.
때마침 페르난데스가 훈련 도중 더그아웃 앞을 지나가자, 김 감독은 잠깐 불러 세웠다. 김 감독은 통역을 통해 "보호장갑 필요해? 내가 사줄께, 말만 해"라고 말했다. 페르난데스는 싱글싱글 웃으며 "괜찮다. 필요없다"고 손가락을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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