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허경민과 정수빈은 동갑내기로 절친한 사이다. 정수빈이 사구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허경민이 정수빈 빠진 톱타자 공백을 메우고 있다.
허경민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5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첫 두 타석에서는 결과가 좋지 않았다. 1회 삼진, 3회 1사 만루에서는 3루수 병살타로 천금의 찬스를 무산시켰다. 허경민은 "병살타를 치고 나서 건우에게 '이기기만 하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동료들이 이겨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사실 허경민이 승리의 결정타를 날렸다. 2-0으로 앞선 4회 흔들린 LG 윌슨 상대로 1사 1,3루에서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3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두산은 4회까지 윌슨 상대로 6-0으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고, 허경민의 3점 홈런이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허경민은 친구 정수빈과 자주 연락을 한다. 빨리 회복하기를 바라는 마음. 허경민은 "언제 돌아오냐"고 문자했더니, 정수빈은 "잘 하고 있으니까 조금 힘내"라고 답했다. 허경민이 자신을 대신해 톱타자를 잘 하고 있다고 격려한 것. 허경민은 "일주일이라도 빨리 돌아오면 팀에 큰 힘이 될 거다"고 말했다.
허경민은 정수빈 부상 이후 톱타자로 나서고 있다. 4경기에서 17타수 8안타, 4할7푼1리다. 허경민은 "강제 톱타자가 된 거다. 수빈이가 빨리 와야죠”라고 말했다. 허경민은 지난해 1번타자로 347타수 112안타, 타율 3할2푼3리를 기록하며 1번에 대한 큰 부담은 없다.
김태형 감독은 "허경민이 1번을 맡으면서 타격감이 올라왔다. 정수빈의 빈 자리를 훌륭히 메워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허경민은 "지난해도 1번으로 치다가 좀 안 좋으면 하위타순이 됐다가, 다시 타격감이 조금 좋아지면 1번으로 올라가 성적이 괜찮았다"며 "부담감은 없다. 하루하루 노력하고 성적은 나중에 평가받는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이 작년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