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임시 선발 이현호(27)가 자기 몫을 200% 이상 해내고 있다. 선발로 팀 승리에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은 에이스 린드블럼과 동급이다. '선발 등판=팀 승리' 100%다.
이현호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 선발 등판해 5회 1사까지 2실점으로 호투했다. 4⅓이닝 7피안타 3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잘 던졌다. 2-2 동점인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승패없이 물러났다.
1회 2사 후 안타와 수비 실책으로 선취점을 허용했다. 김민성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았고, 폭투로 3루까지 보냈다. 오지환의 유격수 땅볼 타구를 김재호가 살짝 더듬은 다음 1루로 송구했는데, 세이프됐다. 그 사이 3루 주자는 득점하며 비자책 실점. 4회에는 2사 2루에서 김용의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2점째를 내줬다.

이현호가 뒤지지 않는 경기를 만들어줬고, 두산 불펜진(김승회-권혁-이형범-함덕주)은 이후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고, 6회 터진 허경민의 결승타점을 지켜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이현호는 3경기 연속 임시 선발을 잘 치렀다. 4월 23일 키움전 4이닝 1실점 노디시전, 4월 28일 롯데전 5⅔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키움전도 이현호가 4회까지 단 1점으로 막아준 덕분에 두산은 4회까지 4-1로 앞섰다. 승리 투수 요건을 1이닝 남겨뒀지만 한계 투구 수(72구)에 도달해 5회 불펜에 공을 넘겼다. 사실상 승리 투수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3일에는 LG 2선발 켈리와 4회까지 밀리지 않는 선발 싸움을 해줬다.
이현호가 선발로 등판한 3경기에서 두산은 모두 승리했다.(이형범은 3경기에서 1승이지만). 에이스 린드블럼이 올 시즌 8경기에 선발 등판해 6승 무패를 기록했고, 린드블럼이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두산은 8경기를 모두 이겼다. 두산 선발 중에서 팀 승률 100%는 린드블럼과 이현호 2명 뿐이다.
4일 경기를 앞두고 김태형 감독은 "이현호가 예전에는 공 스피드가 더 빨랐다. 제구에 신경을 쓰면서 스피드가 140km 중반 정도 나오는데, 지금이 딱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구속도 갖췄고, 직구 제구력도 있다는 것.
두산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이용찬이 빠르면 다음 주말에는 1군에 복귀한다. 선발진이 넘쳐난다. 김 감독은 "(이용찬이 복귀한 뒤에는) 국내 선발이 한 번씩 쉬어갈 때 이현호를 선발로 기용할 수 있다. 유희관의 투구 내용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토종 선발이 부진할 경우에는 대체 선발이나 1+1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현호의 가치가 두산 마운드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