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母 위해" 조수미, 서울대 수석→첫사랑→유학..파란만장 인생史[종합]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9.05.05 11: 17

소프라노 조수미가 가출을 감행했던 어린 시절부터 음악 인생 가장 큰 의미인 어머니에 대한 솔직 고백을 전했다.  
조수미는 지난 4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2'에 출연해 운명과도 같았던 예술가의 삶을 이야기했다. "노래를 부르면서 태어났다"며 탄생 비하인드를 밝힌 조수미는 운명처럼 함께했던 음악 때문에 어린 시절 가출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어머니가 자신의 못다 이룬 성악가의 꿈을 채우기 위해 조수미를 혹독하게 키웠기 때문. 방 안에 갇혀 하루 8시간씩 피아노를 쳐야 했던 조수미는 어린 마음에 가출을 하기도 했다고 했다. 조수미는 "너는 나 같이 살면 안돼"라고 매일 신세 한탄을 하는 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한다. 

'대화의 희열2' 조수미

'대화의 희열2' 조수미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의 뒷 모습이 문득 가련하고 불쌍하다고 느낀 순간이 찾아왔다. 이에 조수미는 "저 분이 못 이룬 걸 내가 해드려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노래를 자신의 꿈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누구의 아내도, 누구의 엄마도 아닌, 멋진 음악을 하는 예술가로 살길 바라는 어머니의 진심이 조수미를 음악가의 길로 이끌게 됐다. 
피나는 노력으로 오페라의 본고장에서 조수미는 동양인에 대한 견제와 편견을 월등한 실력으로 극복하고 동양인 최초로 주연 무대에 서는 기적을 이뤄냈다. 조수미는 첫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것도 기뻤지만, 그 기쁨을 어머니에게 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고 고백했다. 비록 어머니가 그 무대를 바로 앞에서 보진 못했지만, 어머니라는 든든한 존재 덕분에 혼자 무대에 서는 동안 외롭지 않았다고 한다. 
'대화의 희열2' 조수미
엄격하고 혹독한 교육을 받았던 어린 시절에는 어머니를 원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점차 어머니가 자신에게 음악의 길을 열어주시고, 수많은 것을 해주셨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게 됐다. 현재 치매 때문에 자신을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어머니를 위해 조수미는 음반을 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날 조수미는 피아노를 연주하며 어머니를 위한 노래를 불러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 외에도 조수미는 스무 살 서울대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함과 동시에 불같은 첫사랑을 했다고 밝혔다. 사랑에 빠져 꼴찌의 성적을 받고 떠밀리듯 유학을 떠나게 됐다는 것. 그리고 그 첫사랑으로부터 3개월 뒤 이별 통보를 받았다. 이에 조수미는 냉철하게 자신의 인생을 생각했고, 이탈리아에 남아 노래를 부르기로 결심을 했다. 
하지만 유학 생활은 쉽지 않았다. 조수미는 1983년 유학을 간 첫 날부터 쓴 일기를 35년 만에 최초로 공개했다. 이 일기에는 당시 막막했던 심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돈이 절실할 정도로 궁핍했지만, "어떤 고난이 닥쳐도 이겨내며 악해지거나 울지 않을 것", "늘 도도하고 자신만만할 것"이라는 강인한 다짐은 현재의 조수미를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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