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에 오는 원정팀은 승리 대신 짠물만 마시고 간다. 울산 현대가 홈경기에서 중국-일본-호주의 챔피언을 꺾고 승전보를 울렸다.
울산은 7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H조 5차전 시드니FC와 경기에서 믹스의 기가 막힌 선제골과 오승훈의 선방을 앞세워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승점 11점(3승 2무)로 조별리그 1위로 16강행을 확정했다. 같은 시간 승점 1을 나눠 가진 상하이 상강(승점 6)과 가와사키 프론탈레(승점 5)가 울산의 뒤를 이었다. 울산은 편한 마음으로 마지막 상하이 원정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사진] 연맹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05/07/201905072120772898_5cd1d4bd6c0c1.jpg)
울산은 이번 ACL서 유독 홈경기마다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페락전을 포함해서 조별리그 3경기(상하이전 1-0, 가와사키전 1-0, 시드니전 1-0)에서 모두 무실점을 기록했다. 득점이 많지는 않았지만, 지키면서 이길만큼만 넘는 팀 컬러가 제대로 먹혔다.
중국-일본-호주 리그의 챔피언들이지만 문수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무기력했다. 윤영선-불투이스 등을 중심으로 한 울산의 철통 수비 앞에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드니전 불투이스가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지만, 윤영선-강민수가 든든하게 무실점을 지켰다.
‘짠물 축구’의 핵 윤영선은 후반 막판 빈 골대를 향한 시드니의 슈팅을 걷어내기도 했다. 그는 "팀 동료들의 커뮤니케이션 미스로 공이 튕긴 것이 하필 상대에게 갔다. 큰일이다 싶어 전력을 다해 뛰어가다 보니 걷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진] 연맹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05/07/201905072120772898_5cd1d4bddea17.jpg)
윤영선은 “홈에서는 절대 지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무실점 경기를 하면 1골만 넣어도 이기니깐, 어떻게든 버티려고 한다. 그런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수비수다 보니 골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조별리그에서 울산의 팬들은 중국-일본-호주의 챔피언 상대로 모두 잘가세요를 불러줬다. 윤영선은 "이기고 있을 때 잘가세요가 들리면 그냥 마음이 편하다. 노래가 들리는 순간 경기가 끝나가구나 싶다. 상대방은 열받겠지만, 같은 팀으로는 매우 즐거운 응원이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편 윤영선은 경고 누적으로 오는 12일에 열리는 전북 현대와 리그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윤영선은 “이번 시즌 가장 빅매치다. 선두 경쟁을 위한 중요한 매치기 때문에 못 나가는 것이 너무 아쉽다. 하지만 동료들을 믿는다. 나 하나 없다고 무너질 팀이 아니다.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고 투지를 보였다.
관중석에서 전북전을 지켜볼 윤영선은 “동료들이 반드시 이겨서 홈팬들이 마음 놓고 잘가세요를 부르게 해주면 좋겠다”며 “물론 나도 관중석서 크게 따라 부를 것이다. 이길 것이다. 동료들을 믿기 때문에 프레쉬도 켜고 제대로 따라 불러보고 싶다”고 미소를 보였다.
앞서 FA컵과 리그에서 아쉬운 패배로 흔들렸던 울산은 ACL에서 값진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다. 짠물 축구의 울산이 과연 기세를 이어나가 우승을 두고 다투는 전북에게 잘가세요를 불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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